'이중고' 겪는 패션업계, 골프웨어에 몰려...'또 레드오션?'

송고 2016.05.30 10:52 | 수정 2016.05.30 15:56
이소라 기자 (sora6095@ebn.co.kr)

2년새 신규 골프웨어 브랜드 10개 이상 우르르

아웃도어 이어 치킨게임 만들까 우려의 시각도

'내수 침체', '중저가 SPA 브랜드의 공습'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패션업계가 너도나도 골프웨어를 탈출구로 삼고 있다. 시장 일각에선 아웃도어에 이어 또 한 번의 '레드오션'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0일 의류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K2 '와이드앵글', 형지 '까스텔바쟉' 론칭을 기점으로 2년 새 10여개 신규 브랜드가 골프웨어 시장에 발을 디뎠다. 시장 확대에 힘입어 기존 1조5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던 국내 골프웨어 시장은 최근 5년간 3조원 규모로 급속 성장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데상트코리아 '데상트골프' △엠케이트렌드 'LPGA' △이동수F&G '비바하트' △리한스포츠 '슈퍼두퍼' 온유어패럴 '트레비스' △쉬스코리아 '쉬스코리아' 등 5개가 넘는 골프웨어 브랜드가 시장에 나왔거나 하반기 진출을 대기 중이다.

가장 최근에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이달 12일 30대 젊은 골퍼들을 타깃으로 한 골프웨어 브랜드 '왁'을 새롭게 론칭했다. 브랜드 론칭을 알리기 위해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평촌점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사은품 증정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폭발적인 성장세로 의류 시장을 이끌어오던 아웃도어가 차츰 내리막길을 걷게 되자 국내 확고한 강자가 없는 골프웨어 시장을 틈새시장으로 삼고 선두 잡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최근 몇 년래 론칭한 신규 골프웨어 브랜드들은 다양한 연령층을 타깃으로 저력을 과시하며 급속 성장하고 있다. 백화점 주요 지점은 물론 가두 매장 수도 급속하게 늘리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K2 '와이드앵글'은 브랜드 론칭 2년 만에 올 봄 시즌 두 달 연속 초과 매출을 달성하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월 매출 11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1% 성장했다.

와이드앵글 측은 "연평균 300만원 이상 구매하는 VIP 고객 수도 전년 동기 대비 600% 이상 증가했다"며 "매출 흥행에 힘입어 업계 3위로 올라섰다. 작년 같은 기간 순위가 업계 7위였다는 것과 비교했을 때 놀라운 수치"라고 말했다.

와이드앵글은 전국 140여개 매장수를 연내 180곳으로 늘리고 매출 1100억원을 목표로 시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같은 해 론칭한 형지 '까스텔바쟉'도 승승장구 하고 있다. 현재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현대백화점 신촌점 등 주요 백화점에 29개 매장이 입점해 있으며 가두매장(109개)과 아울렛(12개)까지 전국 150개 매장을 거느리고 있다.

이달에는 일 매출 최대 4억원, 월 매출이 90억원을 돌파하며 패션업계 불황 속에서도 재미를 보고 있다. 까스텔바쟉은 연내 180개까지 매장을 확장하고, 올해 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라는 운동이 초기 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일반 소비자에게는 진입장벽이 높다. 사실상 시장 파이가 정해져 있는 것"이라며 "기형적인 성장을 이어오던 아웃도어에서 눈을 돌려 새로운 먹거리를 찾다 보니 조금만 가능성이 보여도 우르르 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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