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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성전자, 조급함을 버려야할 때

  • 송고 2016.09.09 15:17 | 수정 2016.09.09 16:14
  •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한국 시각으로 지난 8일 새벽 2시.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켰다.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 발표를 보기 위해서였다.

2년 전에 구입한 아이폰6가 약정기간이 끝나가고 있어서 아이폰7이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 컸다. 그렇다고 새벽에 실시간 현장중계를 찾아볼 정도로 열정 있는 ‘애플빠(애플사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는 아니었지만 명색이 전자 출입 기자인지라 겸사겸사 새벽근무를 자처했다.

장장 2시간 동안 눈을 부릅뜨고 프레젠테이션을 지켜봤다. 그리고 실망했다. 애플에 혁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날 공개된 대부분의 기능들은 이미 삼성전자가 먼저 선보인 기능들이었기 때문이다.

삼성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패스트 팔로워’로 불리던 때가 있었다.

지난 2008년 아이폰의 대항마로 옴니아를 출시한 이후 부지런히 애플을 쫒아간 삼성은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으로 애플을 누르고 당당히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단순히 물량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삼성은 애플보다 한발 앞서가는 중이다.

애플은 아이폰7을 통해 방수방진, 무선 이어폰, 듀얼카메라 등을 새롭게 내세웠지만 삼성전자의 갤럭시S7 시리즈와 갤럭시노트7를 먼저 접한 소비자들에게는 전혀 새로운 기술이 아니었다.

‘망작’으로 불렸던 옴니아가 지금의 ‘갤럭시’가 되기까지 삼성은 결코 녹록치 않는 시간들을 견뎌내야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 년에 두 번, 그것도 때마다 혁신이라 불릴만한 기술을 넣어 소비자들에게 신제품을 선보여야 하는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 부지런하게, 때로는 조급하게 움직였다. 재작년까지 애플과 비슷한 시기에 노트 시리즈를 발표하던 삼성은 작년부터 그 보다 한달 앞서 신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이었다.

전략이 통했는지 이번에 발표한 노트7은 갤럭시 역사상 유례없는 초기 흥행을 기록했지만 이 때문에 사전예약자들조차 제품을 받지 못하는 물량부족 사태까지 겪었다.

아슬아슬하게 흥행가도를 달리던 노트7에 결국에는 일이 터졌다. 배터리 결함으로 인한 발화 이슈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리콜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그것도 최대 경쟁사인 애플이 신제품 발표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안타깝고 아쉬웠다.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제품 완성도에 시간을 더 들였다면 어땠을까. 삼성 측 조사결과에 따르면 제품 불량률은 100만대 중 24대, 즉 0.0024%에 불과한 수준이었지만 이번 발화 이슈로 노트7의 유려한 스펙들은 다소 빛을 바래버린 느낌이었다.

다행인 것은 소비자 안전을 먼저 생각한 삼성전자가 총 250만대의 생산물량을 모두 신제품으로 교환해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눈앞에 고지만 바라봤다면 감히 내릴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 부분 만큼은 애플도 하지 못한 큰 결단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리콜 사태를 계기로 팔로워의 조급함을 버리고 퍼스트 무버로서 진정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애플은 삼성전자로부터 점유율도, 기술도 밀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제품에 있어서는 자신감이 넘친다. 애플 고유의 가치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은 이들이 무엇을 내놓든 환호해 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판매량이 아닌 애플의 가치를 뛰어넘어야 할 시점에 서있다. 지금까지 수치적인 1등이 되기 위해 달려왔다면 이제 선두 기업으로서 삼성만의 가치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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