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액 사라진 데이터 요금제 '헷갈리네'

송고 2016.09.30 14:20 | 수정 2016.09.30 14:46
이미현 기자 (mihyun0521@ebn.co.kr)

SKT·LGU+ 데이터 제공량으로 요금제 명칭 변경

KT만 부가세 포함 총액 요금제 반영해 명칭 바꿔

SK텔레콤은 기존 밴드 데이터 요금제를 세이브·퍼펙트·시그니처로 변경했다.ⓒSKT 온라인 공식쇼핑몰 다이렉트샵

이동통신사가 최근 손질한 요금제 명칭이 요금을 아예 가늠할 수 없게 데이터 제공량만 표기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는 실납부금액을 표기하기 위한 취지로 부가세를 제외한 금액을 요금제 명칭에 쓸 수 없도록 이통사에 권고했다. 그런데 일부 이통사는 기존 월정액을 가늠할 수 있었던 요금제 명칭을 데이터 제공량 위주로 바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KT를 제외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제 요금제 명칭에 월정액 대신 데이터 제공량을 표기한다.

SK텔레콤은 기존 ‘밴드(band) 데이터 요금제’를 세이브·퍼펙트·시그니처로 변경했다. 10만원대 요금제를 뜻한 밴드100은 T시그니처 마스터, 가장 대중적으로 쓰이는 5만, 6만원대 요금제는 밴드 데이터 퍼펙트, 밴드 데이터 6.5G로 바뀌었다. 가장 저렴한 밴드 29는 밴드 데이터 세이브다.

LG유플러스도 기존 월정액 3만5천900원인 '데이터 35.9'는 데이터 제공량 1.3GB에 맞춰 '데이터 1.3'으로, 월정액 5만900원인 '데이터 50.9'는 '데이터 6.6'으로 바뀐다. 기본 데이터를 소진해도 최대 3Mbps 속도로 데이터를 계속 쓸 수 있는 요금제는 '데이터 스페셜'로 달라진다.

이제 요금제 명칭만으로 요금이 얼마인지 파악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데이터 중심 시대에 맞춰 데이터 제공량 중심으로 요금 구간별 고객의 사용 특성을 반영해 명칭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홈페이지나 유통점 안내자료에 부가세가 포함된 요금을 명기해 함께 안내하고 있고 판매 과정에서도 요금수준이 얼마인지 필수로 설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기존보다 기억하기 쉬운 방식으로 바꾼 것”이라며 “금액 표기가 달라지면 소비자가 다른 요금제로 착각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KT만 유일하게 새로운 데이터 요금제 이름에 부가세를 포함한 총액을 표기한다. 지난 9일부터 부가세 제외 월정액이 2만9900원인 ‘데이터 선택 299’는 부가세 포함 금액인 ‘데이터 선택 32.8’, ‘데이터 선택 999’은 ‘데이터 선택 109’로 바뀌었다.

하지만 미래부의 가이드라인에 실납부금액을 명칭에 포함해야 한다는 내용이 없어 요금제에 데이터 제공량만 표기해도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

이통사 관계자도 이에 대해 “미래부에서 요금제 명칭에 대한 자율권을 사업자들에게 부여했다”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정책팀장은 “이동통신 서비스를 판매할 때 보다 고가의 요금제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며 “금액이 표기되지 않는 요금제 명칭을 쓸 경우 불필요하게 더 비싼 요금제를 선택하도록 하는 마케팅에 현혹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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