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전에는 유망주→수요예측 부진→상장후 공모가 하회…신고식 혹독
몸값 대폭 낮춰 상장하는 두산밥캣, 시장침체로 아직 불안감 남아있어
화승엔터프라이즈와 엘에스전선아시아 등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한 종목들이 상장 후 주가도 약세하고 있다. 두산밥캣도 수요예측 실패로 몸값을 낮춰 상장 재도전에 나섰지만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이유다.
이들 종목은 기업공개(IPO) 전 까지만 해도 유망주였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아디다스 운동화 제조업체로 세계 2위 점유율이라는 성공신화가 후광으로 작용했고 엘에스전선아시아는 국내기업 해외법인의 국내 SPC(특수목적법인) 방식 상장의 최초 사례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수요예측에서 쓴 맛을 보더니 증시 입성 후에도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엘에스전선아시아는 기관 수요예측 결과 공모희망밴드(1만~1만5000원) 하단을 밑도는 8000원에 공모가가 결정됐고 청약경쟁률은 2.98대1에 불과했다. 해외 현지법인 화승엔터프라이즈는 공모청약 결과 0.43대1의 경쟁률로 미달 됐고 공모가는 희망밴드였던 1만4600~1만6500원의 하단 수준인 1만5000원으로 산정됐다.
상장 후에도 수익률은 시원찮다. 올해 코스피에 신규 상장된 12개 기업의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이달 초 기준 -1.96%로 집계되는 등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다가 상장 전 수요예측 흥행 참패로 체면을 구긴 것이 지금까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급기야 엘에스전선아시아는 지난달 22일 상장 첫날 11.81% 하락한채 마감했다. 이날 오전 현재 상장 첫날 보다 4% 이상 상승했지만 여전히 공모가 8000원을 한참 밑돌고 있다.
지난 4일 코스피에 입성한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도는 14900원에 마감했고 이날 현재 공모가를 소폭 상회한 채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저조한 성적은 내달 18일 상장 예정인 두산밥캣 수요예측과 주가 전망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두산밥캣은 한 차례 수요예측 실패를 겪은 후 공모물량과 금액을 줄여서 시장에 들어온다. 두산밥캣은 공모 물량은 4898만1125주(전체 발행주식수의 49%)에서 3002만8180주(30%)로 줄였고 희망 공모가도 주당 2만9000∼3만3000원으로 대폭 낮춰 잡았다. 종전에는 주당 4만1000∼5만원이었다. 당초 재무적투자자(FI) 지분도 21.6%였지만 두산이 일부 지분을 이번에 되사들여 16.5%로 낮아졌다.
최근 IPO 시장이 냉랭한 원인으로는 공급 과잉으로 인한 시장 침체 등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의 중소형주 수요예측 부진은 두산밥캣, 삼성바이오, 넷마블 등 대형 IPO를 염두에 둔 투자자들이 중소형주를 외면한 결과라고 분석했지만 대어급 두산밥캣도 수요예측에 한차례 실패한 것을 보면 시장 침체와 투자심리 냉각 등 시장 전반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화승엔터프라이즈, 엘에스전선아시아, 두산밥캣은 해외를 무대로 활동하는 기업이라 공모 가격에 대해 주관사와 투자자들의 괴리가 있었던 게 수요예측 실패의 원인"이라며 "두산밥캣도 내달 3~4일 다시 진행되는 수요예측 결과를 봐야하겠지만 시장침체 등의 영향으로 향후 주가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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