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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호 기자의 부동산 이야기]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우십니까?"

  • 송고 2016.10.20 00:01 | 수정 2016.10.20 06:13
  • 신상호 기자 (ssheyes@ebn.co.kr)

강남 등 투기과열지구 지정 검토 소식에 전문가 “그건 아닌데…”

실수요만 잡는 규제, 부동산 규제 정책 조준점 잘못 돼

EBN 생활경제부 신상호 기자

EBN 생활경제부 신상호 기자

"글쎄요. 정부 기관에도 부동산 전문가들이 많을 텐데, 어떻게…."
정부가 보금자리론 요건 강화에 이어, 강남 등에 대한 투기과열지구 지정까지 검토한다는 말이 나오자, 한 부동산 전문가는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시장의 흐름대로 놔둬야 하는 시기인데, 굳이 추가 규제를 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을 이해 못하겠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올해 초부터 부동산 잡기에 나섰습니다. 대출 여신 심사를 강화했고, 8월달에는 주택 공급 물량 조절과 아파트 중도금 대출을 규제하는 등 온도 낮추기에 나섰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개포주공 3단지만 콕 찝어, 분양가를 낮추라는 핀셋 규제도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잡고 싶었던 강남은 규제의 약발이 하나도 먹히지 않았습니다. 강남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는 3.3㎡ 당 4000만원을 넘겼고, 강남의 분양 단지들은 청약 경쟁률이 100대 1을 넘기면서, 활활 타올랐습니다. 최근 투기과열지구 지정 이야기까지 나오는 건, 정부의 오기로까지 느껴집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강남을 잡을 요량이었다면, 조준점이 잘못됐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정부 정책은 대출 요건 강화 등 대출해서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규제였습니다.

강남은 실수요자가 아닌 투자 세력이 주도하는 지역입니다. 뭉칫돈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굳이 대출을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중도금대출제한 1호였던 디에이치 아너힐즈 청약에 6000명이 몰렸습니다. 대출 제한의 영향을 받지 않고, 투자처를 찾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각종 규제들은 실수요자들의 '강남 입성' 문턱만 더욱 높이는 꼴이 됐습니다. 대출을 못받으니, 분양 신청도 못하고 내몰리게 된 거죠. 게다가 보금자리론의 대출 요건을 3억원 이하 주택으로 한정하면서, 서울 지역에서 내집 마련 실수요자들은 더욱 빠져나가게 됐습니다.

정부가 강남을 잡고 싶었다면, 투자 세력을 분산시킬 수 있는 대책을 마련했어야 합니다. 1%대의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현금이 두둑한 투자 세력들의 투자처 1순위는 부동산, 그 중에서도 ‘강남’입니다. 입지 측면에서 희소성을 갖춘 강남은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이면서 고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최고의 투자처입니다.

이런 투자자들에 대해 부동산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 투자 환경을 만들면 강남 쏠림 현상은 줄어들 수 있을 것입니다. 자연스러운 시장의 흐름에 발을 맞추는 것이기도 합니다. 물론 저금리 시대에 그런 환경을 조성하는 것보단 부동산 규제가 훨씬 쉽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규제는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시점에서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초가삼간만 태우고, 재만 남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10월 들어,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조정기를 맞고 있습니다. 단기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작용한 것입니다. 강남 재건축 시장만 보면 굳이 정부 규제가 없더라도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내년에는 미국발 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 인상, 입주 물량 폭증 등 대외 여건도 안좋아집니다. 금리가 인상되면, 실수요자를 비롯해 투자 수요가 상당 부분 빠지고, 입주 물량이 증가하면, 전반적인 아파트 가격의 조정이 이뤄진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대내외적으로 시장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조정 시기를 맞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부동산 규제 정책은 무의미하다는 게 부동산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강남에 대한 추가 규제를 하게 되면,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돼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겁니다.

과거 정부는 여러 부동산 정책에서 나오는 각종 부작용들을 봤습니다. 욕도 많이 먹었죠. 정책이라는 게 실패도 있고 성공도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실패의 경험을 통해, 더 나은 정책적 효과를 고민하지 않고,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실패만 반복한다면, 제가 내는 세금이 너무 아까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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