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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UP&DOWN 365] 취임 1년 김상현 홈플러스 대표, 체질개선 '진행형'

본사사옥 이전·창립일 변경 등 초심으로 새출발
대형마트 업황 부진 속 적자인 실적 개선 '난제'

김지성 기자 (lazyhand@ebn.co.kr)

등록 : 2016-11-30 00:01

▲ 지난 1월 취임한 김상현 홈플러스 대표ⓒEBN

1490억원의 영업손실. 지난해 홈플러스의 실적이다. 올해 1월 김상현 사장이 홈플러스 대표로 취임할 때 전임자로부터 넘겨받은 '내 등의 짐'이다. 정호승 시인은 그 짐이 도리어 힘이 되어 최선의 삶을 살도록 채찍질한다고 썼다. 김 대표에게도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김상현의 리더십이 작동한지, 꼭 한 달 빠진 1년을 채운 현재 '채찍질'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취임 후 화두로 내세운 홈플러스의 체질개선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의 미래는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식품을 찾는 소비자 트래픽이 편의점과 온라인으로 몰리고 있다. 대형마트 점포의 가치는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20~30대 고객층이 사라지면서 신규출점의 여지는 줄어들고, 규모의 경제를 확대할 기회가 사라지고 있어서다.

불투명한 업황을 마주한 가운데 김 대표는 체질개선을 주문했다. 대형마트의 본질인 '상품경쟁력'을 강화하자는 게 체질개선의 요체다. 김 대표 체제 출범 이후 홈플러스가 가장 먼저 손댄 일이 신선식품 품질강화 정책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대형마트의 기본은 주부들의 '장보기'이니 신선식품 강화를 우선 순위로 두겠다는 김 대표의 의지가 반영됐다.

◆'갑질' 문화 바꾸지 않으면 고객·사회 외면

지난 1년 사이에 김 대표는 대내외적으로 새로운 출발의 상징을 두 번 보여줄 수 있었다. 지난 4월 홈플러스 본사의 이전이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창립기념일의 변경이다. 본사를 서울 역삼동에서 강서점으로 옮긴 것은 김 대표의 취임 이전에 결정되기는 했다. 하지만 홈플러스 관계자가 "김상현 대표가 홈플러스 2라운드 첫 단추를 눌렀다"고 표현한 것처럼 '새로운 출발'의 의미를 더할 수 있었다.

김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두번째 새로운 출발의 '상징'은 창립일을 1997년 9월4일로 수정한 것이다. 기존 삼성물산과 테스코가 합작한 1999년 5월에서, 홈플러스 1호점(대구점)을 만든시기로 조정했다. 홈플러스는 "김상현 사장 취임 이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는 경영 체질개선의 일환"이라고 창립일이 바뀐 이유를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시장 변화에 따라 새로운 상품, 매장 컨셉, 시스템은 물론, 특히 과거 만연했던 대형마트 '갑질'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고객과 사회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랐다"고 부연했다. '생일'을 바꾼 것에는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분명한 메시지가 담겼다.

김 대표의 주문인 '상품 경쟁력' 강화도 초심으로 돌아가서야 힘을 더 받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올해 내내 '빼는 것이 플러스다'라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기존 가격경쟁 중심의 상품 구조에서 벗어나 대형마트에서 찾아보기 힘든 '품질'과 '가성비'를 갖춘 상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캠페인이다.

품질 관리가 뛰어난 농가를 '신선플러스 농장'으로 육성하는 한편 청산도 깨끗한 바다에서 1000일 이상 양식한 '대왕 활전복' 등을 대표상품으로 키웠다. 올해 국내 처음으로 페루 애플망고, 칠레산 체리, 항공 직송 스페인 냉장 돼지 등갈비, 아까우시 와규 등을 선보였다. 상품 강화의 일환이다.

매장도 전통적인 쇼핑공간의 틀을 벗고 문화 체험 중심의 플랫폼으로 탈바꿈 중이다. 지난 5월 문을 연 서수원점 풋살파크가 대표적인 사례다. 서수원점 풋살파크는 국제규격 실외구장 2개와 실내구장 2개를 갖춘 전문구장이다. 지역주민, 전문클럽, 유소년 축구팀, 생활축구팀 등에 개방했다. 구장 주변에 '둘레 잔디길'을 만들어 참관하는 가족이나 주민들이 산책도 즐길 수 있게 했다.

늘고 있는 남성고객을 위해 기존 대형마트에 없던 'PUB 레스토랑', '도요타 자동차 매장', '드론숍'도 선보였다. 전문 식품업체를 통해 기존 푸드코트를 업그레이드한 '복합 식품문화공간', '전문 SPA 브랜드', '고급 레스토랑', '디저트 카페', 업계 최대 규모 유아 놀이터 '상상노리' 등도 잇따라 문을 열었다. 김 대표의 취임 이후 나타난 긍정적인 변화다.

김 대표는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문화 정착'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5월 소위 '갑질' 근절을 위해 무관용 정책을 수립했다. 김 대표는 물론 전 임직원이 서약했다. 임직원과 협력회사 등 이해관계자에게 큰 피해를 주는 행위를 정의하고,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임직원과 협력회사를 보호한다는 취지다.

공정한 거래문화 정착을 위해 '공개 입찰 제도'도 도입됐다. 대형마트 거래 진입장벽을 허물고, 경쟁력을 갖춘 회사라면 누구나 거래할 수 있도록 업체 선정 과정을 투명하게 바꿨다.

▲ 홈플러스 강서신사옥 전경ⓒ홈플러스

◆비용절감 통한 수익개선 여지 적어 '우려'

본사가 이전한 홈플러스 강서점은 3개층을 증축해 본사 전 부문과 연구센터, 매장을 통합했다. 본사 내 사무실과 임원실을 없애고 오픈형 오피스를 구축했다. 누구나 투명하게 소통할 수 있는 열린 문화를 만들어 고객과 협력회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김 대표는 "새로운 변화를 위해서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과거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개선하고, 고객과 사회가 필요로 하는 가치 있는 유통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지속적인 체질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전개하고 있는 지속적인 체질개선의 길에는 장애물이 있다. 위기대처의 능력이 요구된다. 가습기 살균제 판매 관련한 피해보상 방법을 구체화하고 시행하는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김 대표는 지난 4월 가습기 살균제 피해와 관련해 "피해자에게 유감과 안타까움을 전한다"며 공식 사과한 바 있다.

당시 김 대표는 전직 회사를 거론하며 "P&G는 윤리경영을 중시하고, 저도 존중해 왔다"며 "이런 마음 아픈 일이 벌어질 때는 신속하게 응해야하고, 경제적인 면보다는 윤리적인 면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규모 유통업법 위반 행위에 대한 시정명령과 220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고, 검찰 고발조치까지 이뤄진 것도 위기 요소다. 체질 개선의 노력이 공염불로 끝날 수 있어서다.

지난 5월 공정위는 홈플러스가 △부당한 납품 대금 감액 △부당한 인건비 전가·납품업자 종업원 부당 사용 △부당한 반품 △서면 교부 의무 위반 등의 위반행위를 발표했다. 갑질 문화의 적폐를 드러냈다.

적자전환한 실적 개선의 문제도 당면 과제이다. 업황 부진과 경쟁 심화 등 대내외적인 영업환경은 척박해지고 있다. 매출 부진과 경쟁심화에 따른 마진 하락 등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어서 더 이상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개선의 여지가 크지 않다는 점에 심각성이 있다.

김 대표가 내년에는 구체적으로 개별 점포별 손익을 따져 점포전환 또는 폐점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되는 배경이다. 지난 7월 MBK파트너스는 자산 유동화를 위해 유경PSG자산운용에 홈플러스 가좌점·김포점·김해점·동대문점·북수원점 등 5개 점포를 '세일즈 앤드 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방식으로 매각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영업이익 감소가 아니라 연간 영업적자를 우려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며 "생존을 위한 선택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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