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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조선기자재-1] "내년이면 창고가 빈다"

  • 송고 2016.11.30 16:40 | 수정 2016.11.30 15:39
  •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올해 일감 30% 이상 줄어…내년 하반기 일감 없는 업체 속출

특정 조선소 비중 높은 업체부터 도산 “출근하는 것만도 다행”

기자재업체가 생산한 파이프 제품들이 야적장에서 입고를 기다리고 있다.ⓒEBN

기자재업체가 생산한 파이프 제품들이 야적장에서 입고를 기다리고 있다.ⓒEBN

“우리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인데도 지난해 대비 일감이 40% 가까이 줄었어요. 하지만 올해와 같은 상황이 내년에도 지속될 경우 현재 일감에서 절반 이상이 더 줄어들게 돼 걱정이 많습니다.”

부산에서 선박용 배전반을 생산하는 한 기자재업체 관계자는 조선업계의 수주부진으로 기자재업계도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그나마 사정이 괜찮다고 하는 업체의 경우도 지난해 대비 30% 이상 실적이 감소했으며 현재의 경기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지게 되면 업계 전반에 경영위기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녹산공단에는 이미 문을 닫은 업체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특정 조선소와의 거래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업체들이 가장 먼저 문을 닫고 폐업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파이프, 밸브 등 선박 건조과정에서 먼저 발주가 이뤄지는 선행품목을 생산하는 업체들에게 조선소의 ‘수주가뭄’은 가장 먼저 고통스런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들 기자재의 경우 조선소가 수주계약을 체결하고 선박 설계에 들어가면서 발주가 이뤄지기 때문에 조선소의 수주가 줄어드는 시점에서 이들 업체의 수주도 동시에 감소하기 시작한다.

기자가 찾아간 한 밸브업체는 경기침체에도 여전히 ‘깡깡’ 울리는 망치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아직까지는 사정이 좀 괜찮은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이 업체 대표는 “그러게요. 오늘은 오랜만에 오후에도 망치소리가 들리네요”라며 한숨을 지었다.

이 업체의 일감도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띄게 감소했다.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팔레트에 차곡차곡 쌓여 조선소로 납품될 때까지 창고에 보관하는데 지난해까지만 해도 비어있는 팔레트가 공장에 남아있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는 게 업체 대표의 설명이다.

이를 증명하듯 생산설비 주변과 창고에는 여기저기 비어있는 팔레트가 방치돼 있었는데 생산공정을 거의 마치고 야적된 제품들을 팔레트에 옮기더라도 여전히 다수의 팔레트는 빈 채로 남아있게 될 것으로 보였다.

일감이 상당히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업체 대표는 직원을 줄이지 않고 근무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고용보장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기자재업체들은 저녁 8시나 9시까지 작업하고 이에 따른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해왔다.

하지만 올해, 특히 하반기 들어서는 조선소와 마찬가지로 오후 5시에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는 업체들이 거의 대부분이며 일부 업체의 경우 오전근무만 마치고 퇴근하는 직원들도 심심찮게 목격되고 있다.

근무시간 단축에 따라 받는 급여도 줄어들지만 직원들에게는 요즘 같은 극심한 불경기에 그래도 출근할 수 있는 일터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다행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업체를 이끌어가는 사업주 입장에서도 경기침체를 이유로 직원들을 무작정 내보낼 수는 없다. 오랜 기간 함께 일하며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직원을 내보낸다는 것은 앞으로의 사업기반에 치명적인 위험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업주는 당장 매출이 떨어지는 상황이라 해도 경기가 회복되는 시기에 대비하기 위해 고급 기능인력들의 고용을 유지해야만 한다.

은행 대출로 더 이상 감당이 되지 않으면 사재를 털어서라도 이들 인력의 급여를 보전해주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불경기가 길어질수록 사업주의 고민과 불안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현금으로 기자재를 구매하던 조선소가 이를 어음으로 돌리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며 “얼마 전 모 업체 사장을 만났는데 어음 부도로 수억원의 납품대금을 못받게 됐다며 눈물을 흘리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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