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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기자의 인사이트] ‘목표 폭탄’에 눈물짓는 제약사 영업사원

  • 송고 2016.12.22 00:01 | 수정 2016.12.21 19:22
  • 이소라 기자 (sora6095@ebn.co.kr)

성과 강요 날로 극심해져…무리한 물량 밀어넣기 계속돼

실적 잘 나오면 ‘회장님’ 덕분, 못 나오면 ‘영업소장’ 좌천

ⓒ

#1. A제약사는 올해 기록적인 매출을 올렸다. A제약사는 연초 다짐했던 목표를 달성한 기쁨을 모두와 함께 누리고 싶었다. 현금을 끌어모아 주주들에게 나눠주고, 주식도 추가로 베풀기로 했다. A제약사는 내년에는 더 ‘성장’ 하겠노라 약속까지 했다.

#2. 제약사 영업사원 김열의씨는 연말 두둑한 상여금을 받는다. 목표한 물량을 밀어넣어야(물량을 무리하게 소진해야 하는 것을 의미) 했지만 어쨌든 한해를 마무리했다. 반면 영업소장인 박불운씨는 새해가 두려울 뿐이다. 내년에 다가올 ‘목표 폭탄’을 어떻게 견딜지 말이다.


제약업계는 올해 유례없는 부흥기를 맞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에게 최고의 관심과 사랑을 받은 산업을 꼽는다면 단연 제약업일 것이다. 기대 만큼이나 성과도 있었다. 톱클래스 제약사를 증명하는 ‘매출 1조원’에 다가선 제약사가 부쩍 늘었다.

타사 영업사원과 경쟁해 ‘자사의 제품’을 더 많이 팔아야 하는 영업직 사원들의 고충은 업종 불문하고 어느 업계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그림이다. 하지만 제약업계 영업은 무척 특수하다. ‘남의 약’을 ‘내 약’처럼 팔아야 하는 비애와 이름만 바꾼 ‘짝퉁약(제네릭)’을 ‘진품 오리지날’보다 먼저 팔아야 한다. 제약회사 영업사원이라면 반드시 겪어야하는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약 처방 권한을 가진 절대 권력자인 의사들의 터무니없는 갑질을 제약회사 영업직원들이 군말없이 받아들이는 데는 말못할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영업 일선에서 의사들에게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하는 불법 리베이트 사건이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것도 모두 같은 이유다.

상위 10대 제약사중 외국계 제약사의 오리지날 의약품을 도입해 판매하는 상품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50%를 넘거나 그에 가까운 곳은 5개사에 달한다. 여기에 각사의 제네릭 품목과 드링크류 등 의약외품 물량까지 더해지면 영업직원들의 역량에 박수를 쳐야할 지경이다.

그러나 지금도 제약사 영업 현장에서는 조용히 짐을 싸는 직원들이 나오고 있다. 게중엔 천문학적인 빚을 지고 낙향하는 영업사원도 적지 않다. 할당된 성과를 채우지 못해 한직으로 등떠밀려 나가는 이들과 다시 시작될 '목표 폭탄'을 일찌감치 포기하는 이들이다.

연말 결산을 앞두고 제약사들은 벌써부터 올 한해 성과를 축하하고 있다. 과감한 경영 전략으로 실적이 잘 나온 회장님도 성장통 때문에 실적이 안 좋은 회장님도 두둑한 연말을 보내고 있는 이때 을역할에 충실한 영업직원은 목표 폭탄 제거에 실패한 영업사원은 슬프다.

10여일 뒤면 기업들은 시무식을 열고 2017년 새해 비전과 각오를 다지게 된다. 제약회사들도 예외일 수 없다. 제약회사들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성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매출을 늘려 '1조 클럽' 대열에 합류한다는 각오를 다니는 기업도 있기 마련이다.

분명한 것은 모든 제약사들은 2017년 정유년 목표를 올해보다 한층 올려잡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비전과 목표를 높여잡는 것은 기업과 경영주 입장에선 당연하다. 이를 지적할 순없다. 하지만 '목표 폭탄'에 눈물짓는 영업사원의 심정을 헤아리는 배려심도 필요하다. 영업사원의 입에서 '목표 폭탄'이란 단어가 사라지는 2017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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