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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희망 코리아]'초대형 IB vs 중소형' 쪼개진 증권…'천편일률적 경쟁시대' 끝나

외형확대로 IB大戰 채비하는 '빅5사'…특화전략 통해 수익창출 나선 중소형사들
정부, 초대형 IB 육성정책 강화기류 속 증권업계 경쟁구도 재편 불가피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등록 : 2017-01-10 10:30

초대형 IB(투자은행) 출범 원년인 올해 증권업계의 판도가 초대형IB와 중소형 증권사로 급재편될 전망이다.

정부의 IB육성정책 추진에 따라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충족하면 초대형 IB 증권사로, 한 차원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일반적인 중소형 증권사로 전락하는 셈이다.

대형증권사들은 금융당국이 제시한 초대형 IB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외형을 확대하고 나선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나름대로의 특화전략을 내세워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치열해질 생존경쟁에서 존속되기 위해서는 천편일률적인 경쟁 구도에서 탈피, 대형증권사들은 초대형IB로 도약하고, 중소형사들은 특화시장에서의 비교우위를 선점하는 등 생존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초대형IB시대는 그 동안 증권업계의 천편일률적인 경쟁시대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

◆미래에셋대우·NH·KB 등 빅 5, 초대형 IB 대전 본격화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초대형 IB의 최소 기준인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6조6000억원), NH투자증권(4조5000억원), KB증권(4조1000억원), 한국투자증권(4조원) 등이다. 삼성증권도 지난해 12월 말 결정한 3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자기자본 4조1000억원대로 올라서게 된다.

▲ 여의도 증권가ⓒ연합뉴스


이처럼 대형사들이 경쟁적으로 자기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는 까닭은 초대형 IB 대열에 진입하면 금융당국이 자기자본 규모별로 허용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8월 발표한 '초대형 IB 육성 방안'에 따르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는 1년 이내 어음을 발행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기업을 상대로 외국환 업무도 할 수 있다.

합병을 통해 국내 1위 증권사로 등극한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일 본격적인 통합 영업에 돌입했다.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고객자산 220조원, 자산 규모 62조5000억원, 자기자본 6조6000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 증권사다.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여기서 더 나아가 자기자본 8조원대로의 확충을 노리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 3일 '2017년 범금융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기자본을 8조원 이상으로 늘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가 자기자본 8조원대의 증권사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1조4000억원 가량의 재원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대우가 결산 이익과 자사주 매각으로 자본 확충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초 열린 합병 주주총회에서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사장은 "합병 법인이 올해 결산을 통해 약 3000억원의 이익을 적립하면 내년 초에는 자기자본 7조원이 될 것"이라며 "내년 합병 법인의 자사주 일부를 매각해 1조원을 추가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상증자 없이 이익과 자사주 매각만으로 자기자본을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통합 미래에셋대우가 자기자본 8조원대의 초대형 공룡 IB로 거듭나게 되면 개인고객에게 예탁 받은 자금을 통합, 운용해 수익을 고객에 지급하는 상품인 IMA 업무와 부동산담보신탁 업무도 가능해져 포트폴리오를 더욱 다양하게 꾸릴 수 있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IMA, 발행어음 등으로 대형IB의 대응력이 증대되고 대형IB 중심의 정책 수혜가 지속될 것"이라며 "늘어난 자본, 우호적인 정책과 저금리 기조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정립이 장기적 과제"라고 분석했다.

◆키움·교보·메리츠종금 등 중소형사, 자기만의 특화 전략으로

대형사들이 몸집 불리기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동안 중소형사들은 특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자기만의 강점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키움증권은 브로커리지 최강자로 시장점유율 17%를 상회하고 있다. 압도적인 브로커리지 점유율을 바탕으로 업황과 무관하게 연간 고객예탁금이 20%, 신용융자는 3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대차 수수료 등의 기타 수익의 증가율이 연간 30% 가량 증가하면서 이익 기여도가 상승해 사업 다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교보증권의 경우 FICC(채권·외환·상품)-PF(프로젝트금융)·SF(구조화금융)-고객자산운용 세 가지 사업부가 삼각편대를 이루며 고른 성과를 내고 있다. 영업수익 기여도를 보면 FICC 부문 20~30%, PF·SF 부문 40%, 고객자산운용 부문이 20~3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1년 교보증권이 증권업계 최초로 시작한 FICC 사업이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있고 PF와 SF 부문도 지속적인 차환발행과 금융자문 거래를 진행해 이익 개선을 이끌고 있다.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한 종합금융사업자인 메리츠종금증권은 종금업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NPL(부실채권) 투자, 기업금융, PF 등으로 수익 기반을 다각화해왔다. 증권업황에 따라 이익 규모가 달라지는 브로커리지에 연연하지 않고 특화 전략으로 업계 최고의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메리츠종금증권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586억원과 1964억원을 기록했다. 연환산 세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5.06%에 달한다.

정부의 초대형 IB 육성 정책에 따라 증권업계 경쟁 구도가 예전과 달라져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증권업은 경쟁사 수와 상관없이 과거와 같은 천편일률적 경쟁 구도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정부의 초대형사 육성정책에 따라 향후 경쟁 구도는 △초대형 IB △사업다각화 혹은 특화를 이룬 회사 △WM(자산관리)에 강점을 보유한 회사 △지배적인 트레이딩 플랫폼을 구축한 회사로 재편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