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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 위기' 전경련, 내일 회장단 회의…대부분 '불참', 쇄신안 나올까

삼성, 현대차, SK, LG 등 10대그룹 대부분 "불참"
허창수 회장 사임...후임 회장 선출 문제도 다뤄질 듯

박상효 기자 (s0565@ebn.co.kr)

등록 : 2017-01-11 16:47

해체 위기에 몰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2일 조직 쇄신안을 놓고 정기 회장단 회의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도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제외한 10대그룹 총수 대다수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12일 오후 주요 그룹 총수들을 대상으로 만찬을 겸한 정기 회장단 회의를 예정대로 비공개로 열기로 했다.

해체 압박에 내몰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회장단 회의를 통해 쇄신안의 틀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회장단 회의는 허창수 회장 체제에서 마지막 회장단 회의이자 전경련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미르·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의혹이 본격화된 직후 처음 열리는 회의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도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제외한 10대그룹 총수 대다수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경련은 2월 정기총회 전까지 쇄신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번 회의 핵심 사안은 전경련의 존폐 여부다. 정경유착의 몸통으로 지목돼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해체압박이 심화되고 있고, 삼성과 LG, SK 등 주요 그룹은 전경련을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특히 LG는 지난달 27일 공식적으로 탈퇴 의사를 전달하고 올해부터는 전경련 회원사로서의 활동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경련 운영비의 막대한 비중을 회비로 납부하고 있는 주요그룹이 탈퇴 의사를 밝힌 만큼 존속 부담도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그룹들의 전경련 탈퇴 발언으로 지난 55년간 국내 기업인들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전경련의 해체 수순이 예상된다. 1961년 창립된 전경련은 '최순실 게이트'로 정경유착의 연결고리로 지목되며 불명예스러운 해체의 운명을 맞게 됐다.

하지만 55년 간 유지돼온 조직의 해체 방법과 시기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진행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주요 그룹 총수들이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대한 탈퇴 의사를 밝히면서 전경련 해체 수순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문회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대중에 알려진 시발점이 된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과 관련 기업들이 어떤 의도로 대규모 자금을 출연했는지에 대한 질의가 중점적으로 이어졌다. 모금 과정에서의 전경련 역할과 청와대 지시에 대해서도 질문이 이어졌다.

전경련은 박근혜 정권의 요구에 따라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을 위해 회원사들에게 기부금 납부를 요구하며 744억원을 거둬 들인 모금창구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지시를 받아 모금이 이뤄졌고 이런 과정에 청와대가 세세한 부분까지 관여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청문회에서는 전경련이 '정경유착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국정조사 특위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고 의원들은 총수들의 전경련 탈퇴 의사를 집중 추궁하는 등 전경련 해체를 몰아붙였다.

전경련 연간 운영예산은 400억원 정도인데 삼성을 포함한 5대 그룹의 회비가 절반 가량을 차지해 운영에 직접적인 차질이 예상된다.

여기에 재계 1위의 삼성이 활동하지 않고 기부금도 끊는다면 운영에 지장은 물론 그 위상도 대폭 축소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정권에 자금을 댄 재벌들 역시 공범이라며 재벌 해체 주장하는 여론은 이번 사건에서 정경유착의 아이콘으로 낙인 찍힌 전경련 해체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전경련이 해체될 경우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할 만한 협회가 사실상 부재하다는 점에서 실제 해체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대한상공회의소의 역할 확대가 거론되고 있지만, 회원사의 90% 이상을 중소기업으로 두고 있는 대한상의가 대기업의 입장만을 대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날 회장단 회의에서 또한, 전경련이 그간 의견 수렴을 진행해온 쇄신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전경련은 2월 정기총회까지 쇄신안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미국의 헤리티지재단과 같은 싱크탱크로 전환하는 방안과 미국 경제단체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 모델을 벤치마킹할 것인지를 두고 쇄신안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허창수 회장이 오는 2월 임기를 끝으로 이승철 상근부회장과 함께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에 차기 회장 선출 관련한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전경련에 대한 여론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인 만큼 허창수 회장 후임자 물색 작업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경련은 홀수달 둘째 주 목요일에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왔다. 참석 대상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전경련 회장단에 속한 주요 18개 그룹의 회장들과 전경련 허창수 회장, 이승철 상근부회장 등 20명이다.

특히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은 이미 탈퇴를 선언했거나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점 등을 이유로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10대그룹을 제외하면 대림·코오롱·삼양·이건·풍산·금호아시아나·동부·두산·동국제강·종근당 등이 참석대상인데 이들 회원사들도 대체로 불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회장단 회의에서 현안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번 회의가 무산되면 2월 정기총회를 코 앞에 두고 있는 전경련으로서는 부담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회장단은 지난해 11월 정기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부정적 여론에 부담을 느낀 주요그룹 총수들의 불참 등으로 인해 무산된 바 있어 내일 회의도 막판 취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