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 2017년 09월 20일 17:22
EBN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뉴스스탠드
실시간 News

화섬의 미래 '경량화'시장…일본 항공기 vs 한국 낚싯대

GE-우베흥산·일본카본, 보잉-도레이 탄소섬유 공급계약
일본 섬유소재 경량화시장 70% 점유, 한국 "낚시대 공급" 현실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등록 : 2017-01-11 16:52

▲ BMW 전기차 i3의 탄소섬유 바디 제작 모습
탄소섬유를 통한 경량화 시장이 점차 확대되면서 섬유업계의 신성장동력 활로가 마련되고 있다. 하지만 이 시장을 일본 섬유업체가 싹쓸이 중이고, 국내 업체들은 아직도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어 발빠른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섬유업계 및 일본 언론에 따르면 미국 GE는 일본 섬유업체인 우베흥산 및 일본카본으로부터 탄화규소섬유(SiC)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GE는 항공기 무게를 줄이기 위해 동체, 날개, 주요 부품에 쓰이는 니켈합금 등의 강화 소재를 탄화규소섬유로 교체할 계획이다. 현재 세계에서 탄화규소섬유를 제조할 수 있는 곳은 일본의 두 업체밖에 없다.

탄소섬유(CFRP)의 일종인 탄화규소섬유는 철보다 무게는 가벼우면서도 높은 강도와 탄성을 보이며 1000℃ 이상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21년부터 국제선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늘리지 않는 규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앞으로 항공기 제작업체들의 탄소섬유 사용 비중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포드 GT에 적용될 탄소섬유 휠
이미 유럽 에어버스와 미국 보잉은 최신 기종에 50%가 넘는 탄소섬유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보잉은 일본의 세계적 섬유업체 도레이와 10년간 탄소섬유 독점 공급계약까지 맺었다. 도레이는 탄소섬유 공급을 위해 현재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생산공장을 건설중으로, 올해 연산 3000~4000t 규모의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2020년까지 8000톤 규모로 증설할 계획도 갖고 있다.

자동차 경량화 시장에서도 탄소섬유 사용이 늘고 있다. 작년 발표된 '텍스타일 미디어 서비시스(Textile Media Services)' 보고서에 따르면 중형차 기준으로 차량에 사용된 섬유량은 2000년 20㎏에서 최근 28㎏으로 늘었으며, 2020년에는 3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차량용 탄소섬유 사용은 2013년 BMW의 전기차 i시리즈부터 본격 시작됐다. 이후 BMW는 i와 7시리즈에 탄소섬유를 적극 사용하기 위해 전세계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으며, 최근 실리콘밸리의 카본(Carbon)사에 투자도 했다.

BMW, GM, 다임러, 재규어, 포드 등 미국과 유럽의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탄소섬유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세계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BMW와 SGL Group은 2009년 SGL Automotive Carbon Fibers(ACF) 합자회사를 설립하고 자체적으로 탄소섬유와 탄소섬유 직물을 생산하고 있다. SGL Group은 바스프와 반응성 폴리아미드 레진과 탄소섬유로 구성된 자동차용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개발하고 있다.

아우디 AG는 미래의 Audi 모델에 적용될 탄소섬유 복합재료 부품의 대량 생산을 Voith에 주문했다. 아우디와 Voith는 2011년부터 탄소섬유 복합재료 부품 공급을 위한 협력을 지속해오고 있다.

포드와 DowAksa는 자동차용 탄소섬유의 제조를 위한 효율적이고 대량 생산 가능한 공정을 공동개발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현재 세계 탄소섬유 시장에서 일본 섬유업체의 비중은 70% 가량이다. 반면 한국 업체의 활약은 극히 낮은 실정이다.

국내 최초로 탄소섬유 기술을 확보한 효성은 전주에 연산 2000t 생산공장을 갖추고 있으며, 태광산업은 울산에 연산 1500t 생산공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 마땅한 수요처가 없어 공장 가동률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섬유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비행기와 자동차 동체를 탄소섬유로 만들 정도로 시장이 활성화 되고 있지만, 국내는 낚싯대나 냄비 손잡이 등 수요시장이 극히 적어 해외 경쟁에서 밀리고, 추가 기술개발도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