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질문에 침묵일관...특검팀은 검찰 출신의 '대표 칼잡이'로
9년전 2008년 2월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관련 조사받은 적
삼성그룹을 이끄는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 일가 지원 의혹과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로 12일 오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28분께 이 부회장을 서울 강남구 대치동 D 빌딩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로 소환해 조사를 받았다.
특검이 출석 통보한 시간 직전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최씨 일가에 대한 지원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대가였느냐',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직접 받았느냐', '이번 일은 이 부회장의 범죄인가, 삼성 임직원의 범죄인가'라는 질문에 답변은 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수사기관의 피의자 조사를 받는 건 약 9년 만이다. 전무 시절 그는 2008년 2월 28일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수사한 조준웅 특검팀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포토라인에 선 이 부회장은 "이번 일로 저희가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린 점 국민들에게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말을 남기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이 부회장은 '다른 글로벌 기업과 다르게 삼성만 이런 범죄에 연루되는 이유는 뭔가' '검찰 수사 선상에 너무 많이 오른다' '질문에 답하지 않는 건 자신의 책임을 인정한다는 뜻이냐' 등 취재진의 추가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특검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이 부회장을 겨눈 특검 측은 검찰에 몸담고 있거나 검찰 출신의 '대표 칼잡이'들로 꾸려졌다.
특검팀 내에서 대기업의 '뇌물공여' 의혹을 맡은 팀은 수사팀장 윤석열(57·23기) 검사와 '대기업 수사통'인 한동훈(44·27기) 부장검사가 이끌고 있다.
이날 이 부회장 조사에선 검찰 출신인 양재식(51·21기) 특검보의 지휘 하에 한 부장검사가 직접 신문에 나섰다.
윤 팀장은 옛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수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검찰의 대표적인 특수수사 부서를 모두 거친 '특수통'으로 알려졌다. 공직부패 비리와 대기업 비리 수사에 두루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부장검사는 SK그룹 분식회계 사건,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 사건 등 대형 기업수사에 투입된 경험이 있다.
2015년에는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 초대 부장을 맡아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원정도박·횡령 수사 등을 이끌었고, 지난해에는 대검 중수부의 후신 격인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으로 대우조선해양의 비리를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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