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손 뗀 '주롱아로마틱스' 롯데·한화 입질 이유는?

송고 2017.01.19 15:49 | 수정 2017.01.19 18:36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PX 등 방향족 생산품 시황 호조, 국내외 업체 경쟁 치열

롯데케미칼 "현금 충분", 한화종합화학 "사업다각화 추진"

주롱아로마틱스 설비 [사진=주롱아로마틱스 홈페이지]

롯데케미칼과 한화종합화학이 싱가폴 석유화학기업 주롱아로마틱스(JAC) 인수에 나섰다.

주롱아로마틱스는 SK그룹이 2011년 설립부터 참여했으나 당시 시황 악화로 중도 포기한 사업이다. 하지만 최근 다시 시황이 좋아지면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

19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주롱아로마틱스 인수전에 국내 기업으로는 롯데케미칼과 한화종합화학이 참여중이다. 이밖에 다른 해외 기업들도 인수전에 참여해 경쟁률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이날 공시를 통해 "지난 6일 인수의향서를 제출했고, 10일 1차 논비딩(non-binding) 예비입찰을 통과해 검토 중에 있다"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화종합화학 역시 예비입찰을 통과했다. 특히 최근 인수업무 담당 테스크포스팀까지 구성하며 주롱아로마틱스 인수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주롱아로마틱스는 파라자일렌 60만톤, 벤젠 45만톤, 혼합나프타 65만톤, 액화석유가스(LPG) 28만톤 등 화학 및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싱가폴 주롱섬에 위치한 석유화학기업이다.

롯데케미칼과 한화종합화학은 주롱아로마틱스 인수를 통해 해외 사업 강화 및 사업 다각화 효과를 거두겠다는 목표다. 또한 생산품인 방향족 제품의 시황이 좋아진 것도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최근 높은 실적을 거둬 현금보유량은 충분하다"면서 "작년에는 내부 이슈로 현재 사업에 내실을 기하자는 기조였으나, 올해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자는 분위기로 바뀌었고, 풍부한 해외 사업 경험도 있어 주롱아로마틱스 인수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말레이시아 타이탄, 우즈벡 수르길 가스화학 등 여러 해외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 관계자는 "생산품목이 PTA(고순도 테레프탈산) 하나이고 업황도 그리 좋지 않아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화종합화학은 같은 이유로 작년 11월 태양광사업을 하는 한화큐셀코리아의 지분 50.15%를 확보한 바 있다.

주롱아로마틱스는 2014년 8월 상업가동에 들어갔지만, 당시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시황 악화로 4개월 만에 가동이 중단됐으며, 이후로 저조한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현재 주 생산품인 PX(파라자일렌) 가격은 톤당 800달러대이고, 스프레드는 300달러대로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SK그룹은 SK종합화학 5%, SK가스 2.5%, SK건설 22.5% 등 총 30%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참여했다.

참여사들은 자본금 5억달러 및 부채 19억4000만 달러 등 총 24억4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 가운데 SK컨소시엄은 자본금 5억 달러의 30%를 투자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시황이 안 좋아도 우리는 계속 가동하자는 기조였지만,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업체 등 다른 지분 참여자들이 이를 반대하면서 결국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주롱아로마틱스는 경영 악화로 결국 채권단에 운영권이 넘어갔다. 이번 매각도 경영권이 아닌 자산이 대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주롱아로마틱스 사업 외에도 SK인천석유화학, 일본 JX에너지와 합작으로 설립한 울산아로마틱스를 통해 같은 생산품인 방향족(BTX)을 생산해 국내외에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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