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차량용 반도체 시장 진입 '성큼'

송고 2017.01.20 14:04 | 수정 2017.01.20 14:08
최다현 기자 (chdh0729@ebn.co.kr)

아우디에 '엑시노스 프로세서' 공급…2015년 전략적 제휴 맺어

테슬라 ASIC 파운드리 계약·전장업체 하만 인수로 신사업 '박차'

엑시노스 프로세서.ⓒ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전장사업 진출을 선언한 후 향후 반도체시장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아우디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엑시노스 프로세서를 공급하면서 자동차 반도체시장 진출에 공식적인 첫 발을 디뎠다.

엑시노스 프로세서는 삼성전자가 지난 2010년 출시해 지속적인 성능 향상을 거쳤다. 스마트폰, 노트북,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스마트 기기에 적용돼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다.

엑시노스가 차량용 반도체시장에 진입하면서 운전자들도 최고의 드라이빙 환경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엑시노스 프로세서는 다중OS와 다중 디스플레이를 지원해 차량 내부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를 최대 4개까지 동시에 구동할 수 있으며 빠른 연산 속도와 강력한 그래픽 성능을 제공한다.

이번 공급으로 삼성전자와 아우디의 공조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아우디는 2010년부터 반도체업체들과 PSCP(Progressive Semiconductor Program)라는 이름의 협력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장이 독일 아우디 본사를 방문해 전격적으로 제휴를 맺은 바 있다. 삼성전자는 아우디와 차량용 반도체 분야 협력을 논의하게 된다.

이를 통해 D램에서는 20나노 LPDDR4, 낸드에서는 10나노급 eMMC 5.1 제품이 아우디 차량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개발 및 생산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 2019년 출시되는 아우디 신차에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지난해에는 테슬라에 주문형 반도체(ASIC)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가 공급할 제품은 자율주행차 핵심 시스템온칩(SoC)으로 기존에는 이스라엘 모빌아이의 제품이 탑재됐었다.

테슬라는 지난해 5월 자율주행모드로 운행하던 운전자가 사고로 사망한 사건 이후 반도체 공급업체를 재선정했고 삼성전자가 낙점됐다는 분석이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반도체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차세대 시장이다. 자동차업계에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친환경이 대두되면서 자동차산업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던 통신, 전자업계의 경쟁자들이 떠오르는 추세다.

그러나 자동차업계는 일반적으로 협력사를 바꾸는 데 보수적이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오류 발생이 곧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 더욱 신중하게 선택하는 부품 중 하나다. 신규 진출한 업체 입장에서는 진입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통신 및 전자업체들은 기존 업체를 인수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이미 퀄컴은 차량용 반도체 업체 1위인 NXP반도체를 인수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하만 인수에 9조원을 베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인수 절차를 밟고 있는 하만은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와 텔레매틱스 등에 강점이 있는 업체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시장 영업망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구체적인 공급 라인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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