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깊어진 개성공단 입주 기업…"폐쇄 피해 1조5000억원"

송고 2017.02.07 11:20 | 수정 2017.02.07 11:21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정부 지원 금액 총 4838억원…전체 32% 불과"

추가 지원 예산 반영 요청도 이뤄지지 않아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비롯한 개성공단 피해 기업 대표들과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EBN DB

개성공단이 문을 닫은 지 오는 10일로 1년이 되지만 공단 입주 기업들은 여전히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7일 개성공단기업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에 따르면 현재까지 협회가 집계한 소속 회원사의 실제 피해액은 1조5000억원 이상이다.

이번 집계 피해액은 지난해 3~5월 진행한 120여 개 입주 기업에 대한 '피해 실태조사' 결과에 이후 추가 신고된 피해 내용을 합산한 것이다.

대부분 단지에 버려두고 온 토지, 건물, 기계장치 등 투자자산의 피해액이 5936억원에 이른다. 원·부자재 등 유동자산 피해도 2452억원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공단 폐쇄로 납기 등을 지키지 못해 업체들이 물어낸 위약금이 1484억원, 개성 현지 미수금이 375억원, 개성공단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이 3147억 원, 거래처에 대한 영업권 상실에 따른 손해가 2010억 원으로 각각 추산됐다.

현재 123개의 입주 기업 가운데 11개는 완전 휴업 상태다. 개성공단이 아닌 국내외 지역의 기존 공장 또는 신규 공장에서 생산을 이어가는 기업은 75곳(61%), '고육지책으로 '재하도급 방식'으로 수주한 물량을 처리하는 곳이 36곳이다.

이는 개성공단 공장 폐쇄로 일감을 처리하지 못하자 받은 일감을 다시 다른 업체에 맡겼다는 뜻이다. 수지타산을 포기하고 사업을 연명하는 상황인 것.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 부품 등을 납품했던 협력업체들의 사정은 더 좋지 않다. 주요 거래처가 사실상 사라져 많은 기업이 파산하거나 파산 위기에 놓였지만, 입주 기업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이처럼 1조5000억원을 웃도는 피해액 가운데 정부가 지금까지 지원한 금액은 모두 4838억원으로 전체의 32% 정도에 불과하다는 게 비대위의 주장이다. 영업손실이나 위약금, 현지 미수금, 영업권 상실 피해 등에 대해서는 지원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다.

이런 정부의 피해 지원 규모(4838억원)는 정부가 직접 사실관계 확인을 마친 피해액 7860억원과 비교해도 62% 수준이다.

정부의 실제 지원액이 업계 추산 실제 피해액은 물론 정부가 확인한 피해액의 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은 정부가 '보험 원칙' 등을 내세워 지원 한도와 비율을 정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작년 연간 영업손실이나, 미수금, 위약금 등의 경우 보험 대상이 아니거나 추산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정부가 보상에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측은 개성공단 기업과 협력업체의 도산을 막기 위해 지난해 추경(추가경정예산안)과 올해 예산안에 추가 지원 예산(3000억원) 반영을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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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깊어진 개성공단 입주 기업…"폐쇄 피해 1조50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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