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재용 재소환…삼성 "뇌물공여 아니다" 반박

송고 2017.02.13 09:02 | 수정 2017.02.13 11:34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지난 달 구속영장 기각 이후 25일만에 다시 특검 출석

이번주 하만 합병 주총 예정…총수 리스크 영향 '긴장'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소환을 결정하면서 미래전략실을 비롯한 관련 임직원들은 다시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이번주에 삼성전자가 10조원을 들여 합병하기로 한 글로벌 전장업체 하만 주주총회가 예정돼있지만 다시 불거진 총수 리스크로 삼성은 긴장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13일 법조계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이 부회장을 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조사한다. 이 부회장의 특검 출석은 지난 달 12일 첫 소환 조사 이후 같은 달 19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25일 만이다.

지난 달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이후 혐의 입증을 위한 보강·추가 수사에 집중해온 특검은 최근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를 뒷받침할 새로운 단서와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의 강화된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해 삼성SDI가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 주식 1000만주를 처분해야 한다고 했다가 청와대 압력으로 그 규모를 500만주로 축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추가 의혹으로 특검이 법원에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규철 특검보는 전날 브리핑에서 "(이달 28일까지인) 수사 기간을 고려하면 이번 주에는 재청구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재소환이 확정되면서 삼성은 다시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임직원들은 전날부터 출근해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미래전략실은 이날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이후 30억 규모 명마 지원 의혹 △공정위 순환출자 △중간금융지주회사법 로비 등 각종 의혹과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러나 특검이 수사종료 약 보름을 앞두고 이 부회장을 다시 소환하면서 내부 긴장감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주에 삼성전자가 10조원을 들여 합병을 결정한 미국 전장기업 하만(Harman)이 주주총회를 열고 삼성과의 합병안을 의결할 예정이라 삼성은 총수의 소환이 합병 결정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지 긴장하며 지켜보고 있다.

하만은 오는 17일 오전 9시(현지시각) 미국 코네티컷주 스탬포드시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연다. 안건은 삼성전자와의 합병 건을 비롯한 총 4건이다.

안건은 주주 50%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가결된다. 주주 과반의 동의가 성립되면 현지법에 따라 반대한 주주들도 해당 지분을 매도해야 한다.

삼성은 대부분의 주주들이 합병을 지지하고 있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부 주주들이 반대 의사를 밝힌 상황이어서 최종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두고봐야 한다.

합병안이 가결되면 주요국 정부기관의 승인을 거쳐 삼성의 계획대로 올 3분기까지는 인수작업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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