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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UP&DOWN 365] 이동호 현대百 부회장 "면세점 올인, 약일까 독일까"

지난 정기인사 부회장 승진·현대면세점 특허전 전면에 나서
다점포 경쟁 속 연말 개장·1년차 7100억 매출목표 달성할까

김지성 기자 (lazyhand@ebn.co.kr)

등록 : 2017-02-15 00:00

▲ 지난해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서를 관세청에 제출하고 있는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왼쪽)ⓒ

이동호(61)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은 1984년 현대그룹에 입사했다. 2003년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경영기획팀 팀장, 2005년 현대백화점 재경담당 상무, 2007년 호텔현대 대표이사(상무), 2010년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부사장을 지냈다.

지난해 11월 현대백화점그룹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전문경영인으로는 처음 현대백화점 그룹 부회장을 지냈던 경청호 전 부회장 이후 두번째 전문경영인 부회장이 됐다.

또 다른 직함도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현대면세점)의 대표이사가 그것이다. 지난 2015년에 추가한 그룹내 직함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추진한 면세점 사업 입성의 책임자로 이 부회장을 낙점한 것이다. 결과는 실패였다. 지난 2015년 7월, 소위 면세점 1차 대전에서 현대면세점은 하위 점수로 쓴잔을 마셨다. 그리고 1년이 훌쩍 지난 지난해 12월 현대면세점은 최고 점수로 소위 3차 면세점 대전에서 특허권을 획득했다.

이 부회장은 "현대면세점이 글로벌 랜드마크인 코엑스를 끼고 있는 점을 십분활용하고 45년간의 유통사업 경험과 노하우를 결집해 그동안 대한민국 시내 면세점에서는 없는 '고품격 면세점'으로 꾸며 국내 면세점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의 마음 고생을 풀어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부회장은 지난 12월 서울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위한 프리젠테이션에 직접 참가했다.

프리젠테이션에 앞서 이 부회장은 "전년 7월 신규 면세점 입찰에서 탈락한 이후 1년여간 면세점 TF팀을 유지하며 철저하게 준비해왔다"며 "맞춤형 관광상품 개발로 유커 유치와 국내 관광산업 발전, 경제활성화에 힘을 보태겠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정 회장의 신임을 바탕으로 면세점에 도전했고, 실패했지만 재도전해 결국 특허권을 확보했다.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들어설 '럭셔리 면세점'의 첫 발을 뗀 것이다. 정 회장의 기대에 부응한 것이고, 현대백화점의 유통채널 다양화에 힘을 보탰다.

◆대형 럭셔리 면세점 지향...이 부회장 "고품격 콘텐츠로 승부"
▲ 이동호 현대면세점 대표는 지난해 정기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현대백화점그룹
이 부회장은 현대면세점의 개장과 보다 이른 시간 안에 안착해야 하는 운영의 책임도 안았다. 현대면세점은 글로벌 랜드마크로서의 위상에 걸맞게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3개층(8~10층)을 리모델링해 특허면적 1만4005㎡(4244평) 규모의 '대형 럭셔리 면세점'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9월에는 중국 현지 상위권 17개 여행사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커) 200만명의 한국 방문을 유치하겠다는 청사진도 발표했다.

MOU 체결식에 이 부회장이 직접 참석했다. 현대면세점과 중국 17개 여행사는 이번 양해각서를 통해 한국과 중국의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중국 여행사 17곳은 ▲현대백화점 이벤트홀 및 한류 콘텐츠 복합문화공간 SM타운에서의 한류 체험 ▲봉은사 템플스테이 ▲한류스타거리 투어 등 강남지역 관광상품 개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요우커들이 선호하는 프리 기프트(경품) 상품 개발과 ▲한류스타 공연 기획 등 마케팅 부문에 있어서도 협력한다는 복안이다. 이 부회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중국 여행사들과 유커들이 한국에서 쇼핑과 문화, 관광 등을 즐길 수 있는 맞춤형 관광상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부회장은 "코엑스는 MICE관광특구일 뿐만아니라 피부과. 성형외과 등 의료관광이 발달돼 최근에는 단체관광객 뿐만 아니라 개별관광객도 크게 늘고 있다"며 "현대면세점은 개별관광객과 단체 관광객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고품격 콘텐츠와 서비스로 승부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면세점은 충분한 준비를 거쳐 올해 하반기 중 문을 열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면세점을 만들기 위해 1년여에 걸친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개장시기에 맞춰 현대면세점은 100억원을 투자해 내년 상반기 중 무역센터점 정문 외벽 및 동측 외벽 등 두 곳에 대형 미디어 월(WALL)도 설치할 계획이다. 초대형 옥외광고물로 코엑스 인근을 '한국판 타임스스퀘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1000㎡규모의 강남돌 테마파크 조성과 한류 스타거리 확장(1.08㎞→2.9㎞), 한류스타 슈퍼콘서트(가칭) 개최, 강남 투어 프로그램 개발 등도 계획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4000억원 규모의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해 개점 1년차의 목표매출인 7100억원이 달성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 현대백화점과 중국 17개 중국 여행사는 한국과 중국의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동호 부회장(첫째출 왼쪽 5번째)이 합의서를 들고 있다.ⓒ현대백화점그룹

◆유커의 감소, 신규면세점 수익성 개선 '난항'..."남의 일 아니야"
하지만 이 부회장이 전면에 나선 현대면세점은 대내적으로는 서울 시내 면세점 간 시장경쟁의 격화와 대외적으로 최대 매출 고객인 유커의 감소라는 이중고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최근 국내 첫 서울 시내 면세점인 동화면세점의 매각 추진 소식에 술렁였던 면세점 업계의 불안은 현대면세점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동화면세점의 존폐기로 앞에서 1990년대 면세점 구조조정의 기시감을 느낀다는 이들이 많다. 1986년 면세점이 신청제로 바뀌면서 전국의 시내면세점 수는 29개까지 급증했다가, 1990년대 들어서 폐점이 속출한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다.

당시 면세점 업계의 구조조정은 시장규모에 비해 면세점 수가 너무 많았고, 일본 버블경기 붕괴로 주요 고객이었던 일본 관광객이 줄어 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제시됐다. 최근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시내면세점 수가 크게 늘었다. 2015년만 해도 6곳에 불과하던 서울 시내면세점은 2년 새 13곳으로 두 배 넘게 늘어났다.

또 국내 면세점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세가 꺾였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문제에 따른 한중 갈등으로 지난해 7월 93만5000명에 달했던 중국인 방문객 수가 12월에는 54만8000명으로 42%나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보복 이슈로 중국 관광객이 감소할 우려가 커서 신규 면세점들이 수익성을 높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여기에 시내 면세점 사업자가 추가 선정돼 경쟁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면세점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라던 시대가 마침표를 찍었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실적에 면세점이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현대백화점이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면세점 사업은 이미 경쟁이 치열한 상황인 데다 신규점 출점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은 최근 새로 면세점 사업을 시작해 후발주자인 상황이기 때문에 판관비 지출 등을 감안하면 이익이 빨리 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신규 사업자로서 실적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개점한 서울 동대문 두타면세점은 3분기까지 5개월 동안에만 영업손실이 270억원에 달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면세점은 올해 말 개장 이후 본궤도 진입시기를 가능할 앞당겨야 한다. 이 부회장에게는 쉽지 않은 과제가 눈 앞에 놓여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