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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치료제’ 유전자 가위 상용화 ‘성큼’

DNA 편집 기술로 CMT·혈우병 등 희귀유전병 치료에 속도
미국·중국서 임상 활발…국내선 툴젠·녹십자셀 등 집중

이소라 기자 (sora6095@ebn.co.kr)

등록 : 2017-02-16 15:46

▲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에서 DNA 감식을 하고 있는 모습(본문 내용과는 무관)ⓒ

현존하는 방식으로는 치료가 어려운 난치·유전 질환자들에게 ‘유전자 가위’ 기술이 새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따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적용한 치료제 개발에 나서면서 국내에서도 연구 개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툴젠, 녹십자셀 등은 연구협약을 통해 유전자 교정 기술을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툴젠의 경우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1세대부터 3세대까지의 유전자 가위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유전자 가위’란 손상된 DNA를 자르거나 재구성해 정상적인 구조로 재배열하는 방식의 교정 기술이다. 에이즈, 암, 혈우병 등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없는 질병에 최초의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혁신 의료기술이다.

특정 유전자나 염색체만 잘라내 이어붙이는 등 DNA구조를 새롭게 짤 수 있어 특히 부모에서 자식으로 선천적으로 질병 유전자가 전달되는 유전병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치료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영국, 스웨덴 등 해외에서는 이미 질병치료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빈혈을 일으키는 변이 유전자를 절단하거나 HIV 질환 면역 수정란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성인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개발 열기도 뜨겁다. 스위스 노바티스는 인텔라테라퓨틱스, 카리보우바이오사이언스 등 바이오벤처사에 170억을 투입해 조혈모줄기세포 교정으로 혈액질환 약품 등을 개발 중이다.

영국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과 미국의 연구소 4곳과 유전자 교정 기술 공동 연구 개발에 착수했다.

국내에서는 바이벤처기업 툴젠이 유전자 가위 기술을 적용한 치료제 개발에서 가장 앞서있다. 툴젠은 ‘CRISPR’ 유전자 가위 기술 국내 특허 2건, 미국·유럽 등 9개국서 추가 출원을 심사 중이다.

툴젠은 유전자 교정 기술을 적용한 ‘암’, ‘혈우병A’ ‘샤르코-마리-투스(CMT)’ 관련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해당 기술은 유전자 교정 시장 중에서도 성장률이 가파르다. LG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3세대 CRISPR 유전자 가위 기술 관련 시장은 연평균 36.2%로 고속 성장할 전망이다. 이 기술은 설계기간도 하루, 비용도 수십달러로 개발 여건이 개선되면서 대부분의 연구실에 쉽게 합성이 가능하다.

툴젠 관계자는 “유전자 교정 기술을 적용한 치료제 분야로 분류하면 혈우병A의 연구개발이 가장 앞서있다”며 “확정된 것은 없지만 연구경과에 따라 이르면 내후년 쯤에 해외 임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녹십자셀은 툴젠과 손 잡고 유전자 교정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면역항암제 공동개발에 나섰다. 녹십자셀은 자사의 이뮨셀-엘씨 제조기술과 툴젠의 유전자 교정 기술을 활용, 차세대 면역항암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바이오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CJ헬스케어도 지난해 희귀·난치 질환 치료제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며 유전자 교정 기술에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이재현 CJ회장을 대표적으로 손과 발 근육이 위축되는 희귀유전병 ‘샤르코-마리-투스(CMT)’을 가족력으로 갖고있는 범삼성家 계열 연구인력이 개발 지원에 나설 것으로 전해지는 등 집중 조명을 받기도 했다.

업계 내부에서는 유전자 교정 기술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DNA를 마음대로 재구성 할 수 있는 기술이 상용화 된다면 ‘맞춤형 아기’ 등 생명 윤리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치료제가 ‘인간 복제’ 논란이 일었던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시각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유전자 치료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유전자 치료 외에 대안이 없는 질병 연구에만 적용이 가능하고 인간 배아와 태아를 대상으로 치료하는 것은 아예 금지돼 있어 임상 연구에 한계가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희귀·난치질환 환자들의 치료기회를 확대하는 혁신 치료제임에는 틀림이 없다. 아직 해당 기술을 성장시킬 수 있는 국내 연구 시스템이 형성되지 않아 걸음마 단계”라며 “정부에서도 과거 줄기세포치료제 논란 등 혁신 바이오 치료제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