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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총수 공백] "위기를 기회로"…인사·개편·투자 전략은?

하만 주총, 사장단 인사, 조직개편 등 현안 줄줄이 대기
오너 리스크 가시화…이 부회장 공백 위기 기회로 만들어야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등록 : 2017-02-17 06:04

▲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영장이 재청구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저녁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에서 나와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그룹은 창사 이래 오너가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2년 넘게 병상에 누워있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까지 구치소에 수감되면서 삼성은 패닉에 빠졌다.

지난달 19일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되면서 한숨 돌린 삼성은 이달 말 특검 조사가 마무리되면 그동안 미뤄왔던 그룹의 주요 현안들을 3월부터 순차적으로 처리할 계획이었다.

지난해 12월 단행됐어야 할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 대규모 투자 결정, 올 상반기 채용규모 확정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이 부회장의 구속이 결정되면서 삼성은 당분간 오너 경영공백 리스크에 빠지게 됐다.

그동안 법원에서 영장청구가 기각될 것을 확신해온 삼성은 "플랜B는 없다"며 배수진을 쳤지만 현재로써는 오너의 부재라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당장 몇 시간 뒤면 삼성전자가 전장사업 육성을 위해 10조원을 베팅한 미국 전장기업 하만의 인수 여부가 결정된다. 하만은 17일 오전 9시(현지시간)에 미국 코네티컷주 스탬포드시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삼성과의 합병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삼성과 하만은 이미 우호지분을 상당수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는 이번 합병안이 부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다만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주주들의 의견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는 반대보다 찬성 주주들이 더 많다는 점을 들어 하만을 무난하게 인수할 것으로 보면서도 이 부회장의 구속이 변수가 되지 않을지 긴장하고 있다. 총수가 구속되면 주요 주주들이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경영능력에 의심을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까지 하만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것도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당장 내달 인사제도 개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컬처혁신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내달 1일부터 기존 7단계였던 직급을 4단계로 단순화하고 직원 간 호칭을 '○○○님' 등으로 하는 내용의 인사제도 개편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시행방안이 내려온 것은 없지만 작년에 발표한 대로 올 3월부터 인사개편안이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인사제도와 함께 차부장급 인사도 이달 말 예정대로 진행한다.

삼성 관계자는 "전반적인 조직개편 및 임원급 이상의 인사는 특검 이후 진행될 예정이지만 차부장급 인사는 예년과 같이 2월 말 단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매년 3월 1일자로 임원 이하 직원들의 인사를 실시해왔다.

이 밖에 3월에는 상반기 공채 채용규모 확정,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공개 등 중요한 이슈들이 줄줄이 예정돼있다. 여기에 이 부회장이 약속한 그룹 컨트롤타워 미래전략실 해체도 가시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 관계자는 "임기가 정해진 CEO로서는 대규모 투자와 M&A를 추진하는 데 권한과 책임에 한계가 있다"며 "총수의 결단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