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뻔한 게임은 가라…차별화 게임으로 이용자 공략

송고 2017.02.20 10:09 | 수정 2017.02.20 10:09
차은지 기자 (chacha@ebn.co.kr)

독특한 게임성·소규모 개발팀 운영 '인디게임' 출시

안전한 게임 개발 몰두 대신 넓은 스펙트럼의 장르 다양성 추구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대형 IP를 활용한 MMORPG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넥슨의 이색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과 높은 성공 가능성이 기대되는 안전한 게임 개발에만 몰두하는 것 대신 넓은 스펙트럼의 재미를 제공하는 장르의 다양성을 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9주째 국내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1위를 이어가며 대형 모바일 MMORPG의 위세를 과시하고 있지만 오히려 넥슨은 인디게임을 선보이며 이용자들의 게임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넥슨이 이달 초 선보인 모바일게임 '이블팩토리'는 80년대 레트로풍의 픽셀 그래픽에 모던 플레이를 적용한 액션 아케이드 게임으로 네오플이 개발하고 자회사 넥슨M이 서비스한다.

모든 전투가 1대1 보스전으로만 구성돼 있어 오락실에서 적의 패턴을 공략하며 즐기던 옛 게임들의 향수를 제공하며 모든 전투가 수동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적절한 무기를 선택하고 보스의 패턴을 파악하는 등의 전략적인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실제로 이블팩토리는 글로벌 출시 6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100만건을 돌파했고 애플 앱스토어 기준 한국,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호주 등 28개국에서 게임 부문 인기 순위 10위권에 안착했다.

다섯 명의 소규모 개발팀이 개발한 이블팩토리는 광범위한 마케팅 없이 오직 독특하고 차별화된 게임성을 바탕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넥슨은 이블팩토리에 이어 네오플이 개발한 인디게임 '애프터 디 엔드'를 1분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모바일 3D 액션 퍼즐게임 애프터 디 엔드는 입체적인 공간에서 길 찾기, 지형 조작, 선 긋기, 리듬퍼즐 등 다양한 퍼즐을 풀어 나가며 자신의 부족을 구하기 위한 두 영웅의 모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실험 정신과 독립적 인디 정신을 바탕으로 게임을 제작,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아트 감성과 서정적인 사운드, 깊이 있는 연출 등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모바일게임 이용자들은 유행에 따라 우후죽순 출시되는 동일한 장르, 비슷한 유형의 게임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넥슨은 당장의 트렌드를 쫓기 보다는 수익성이 낮거나 요즘 유행이 아니더라도 다양성에 가치를 두고 개발적으로 잘 만들어졌다고 평가되는 신작들은 시장에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다양성의 일환으로 넥슨은 인디게임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비즈니스모델이 적용돼 게임 전체를 망칠 가능성이 있는 게임은 차라리 인디 게임을 표방하면서 크게 팀 규모를 늘리지 않는 구조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넥슨 관계자는 "어떤 장르의 모바일 게임이 인기라고 해서 너도나도 그쪽으로 몰려가다 보면 다른 장르는 빈틈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영화를 예로 들면 독립영화를 만드는 힘이 블록버스터를 만드는 바탕이 되듯이 인디게임 역시 대형 게임 개발 능력을 배양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넥슨은 올해 인디게임뿐만 아니라 MMORPG, 수집형 캐주얼 RPG, 액션 RPG, 캐주얼 경영 시뮬레이션 SNG, TPS 등 약 20여종의 모바일게임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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