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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호황' 맞은 반도체·디스플레이…'대륙 굴기' 극복이 관건

  • 송고 2017.02.22 16:05 | 수정 2017.02.22 16:10
  •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자본력 갖춘 중국업체, 도시바 경영권 확보 시…낸드업계 긴장

LGD, 중국 패널업체 공세에…올레드 확대 or 대형LCD 생산 '기로'

'슈퍼 호황'이라고 불릴 만큼 업황이 좋은 국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시장이 후발주자 중국의 거센 추격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양 시장의 '장기 호황' 전망에도 불구,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메모리 회사 지분 인수전을 비롯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중국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IT·전자업계에 따르면 도시바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 부문 인수 제안서를 제출한 SK하이닉스와 대형패널 투자를 놓고 고민에 빠진 LG디스플레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먼저 SK하이닉스는 일본 도시바가 핵심인 반도체사업의 경영권까지 매각키로 결정함에 따라 셈법이 복잡해졌다. 도시바는 당초 반도체사업 지분 19.9%를 다음달까지 팔아 2조~3조원을 조달하려던 계획을 수정했다. 매각 규모를 지분의 50% 이상, 약 10조원 규모로 늘리기로 한 것.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기술경쟁력과 시장점유율을 동시에 얻을 수 있지만 지분 일부 인수 때보다 3배 이상 불어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 셈이다.

특히 도시바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기업이 삼성전자와 함께 시장 패권을 쥘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중국 기업이 인수할 경우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자본력을 갖춘 중국업체들의 참여 가능성은 낸드업계 전체를 긴장시키는 요소라는 것이 해당 업계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기술 격차를 줄이고 있는 중국 기업은 SK하이닉스에 커다란 위협요소가 될 수 있다"며 "시장점유율 뿐만 아니라 중국의 기술력 성장은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중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회사 측은 경기도 파주에 내년 상반기 완공이 예정된 10.5세대 규모의 대형 디스플레이 신규공장에서 LCD패널과 올레드패널 생산을 놓고 투자의 방향을 재고 있다. 문제는 중국이 디스플레이 투자에 나서는 올 하반기부터다.

중국 BOE, 차이나스타, CEC판다에 이어 대만 홍하이그룹 등이 10.5세대 이상의 대형 LCD패널공장 설립에 공격적인 선제투자를 집행하며 '디스플레이 굴기'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화권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생산투자시 자체부담금이 20% 정도에 불과해 효율적인 자금운용이 가능하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올레드 육성 지원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장기적으로 올레드TV패널을 앞세워 중국업체들의 공세를 방어할 계획을 짰다. 하지만 당분간 대형 LCD패널에 매출과 영업이익을 대부분 의존할 수밖에 있어 대응전략이 더욱 중요한 상황이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중화권 패널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로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의 대형패널 투자가 중요해졌다"며 "중국 및 대만업체와의 경쟁으로 장기 성장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역시 최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행사에서 "시장에서 투자방향을 놓고 여러 이야기가 나오지만 우리는 그보다 100배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의 향후 투자전략을 계속 고심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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