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앓는 토종주류의 위기탈출 특급 전략은?

송고 2017.02.23 14:07 | 수정 2017.02.23 14:07
구변경 기자 (bkkoo@ebn.co.kr)

수출 본격화·맥주사업 정상화·투트랙 전략 등 나서

위기상황 속 새로운 전략보다 내실다지기 방점

ⓒ연합뉴스

토종 주류업계가 지난해 실적악화로 휘청이면서 올해는 위기 탈출을 위한 특급 카드를 꺼내들었다. 업계는 위기상황 속 새로운 전략을 펼친다기보다 지난해 기조를 잇는 '내실다지기'에 방점을 찍을 방침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광주·전남을 대표하는 지역소주 기업 보해양조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대비 6.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며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도 73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서는 등 전반적으로 실적이 고꾸라졌다.

원인은 수도권 시장 공략 집중과 신제품 출시로 인한 판매관리비로 지목된다. 우선 수도권 시장에서의 무리한 진출로 광주·전남에서 '잎새주'가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에 밀리는가 하면 지난해 출시한 신제품 '부라더#소다'와 '술탄오브콜라酒(주)' 등이 시장의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얻으며 부담으로 다가온 탓이다. 또 지난 2014년 선보인 '아홉시반'도 시장의 외면을 받자 지난해 상반기 시장에서 3년만에 철수했다.

보해양조는 이같은 실적부진 만회를 위해 신제품 개발을 통한 수도권 공략을 지속하고, 미국과 동남아 지역 등에 수출을 본격화해 한국 주류의 저력을 알릴 계획이다. 앞서 보해양조는 지난해 10월 탄산주 '부라더#소다'를 미국으로 수출했으며 잎새주, 보해복분자주, 매취순, 순희 등도 판매 중이다.

지난해 맥주사업에서 쓴 맛을 본 하이트진로도 맥주사업 정상화에 총력을 쏟을 방침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1.6%, 8.9% 줄어들며 맥주사업의 실적부진을 증명했다. 이는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동안 지속됐던 오비맥주의 가격인상설로 주류도매상을 중심으로 사재기가 성행하는 등 가수요가 발생한 탓이라는 게 하이트진로 측 설명이다.

급기야 맥주사업의 부진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0.9%, 19.5% 감소하며 하이트진로의 전체 실적을 마이너스로 이끌기도 했다.

때문에 이러한 부진을 털기 위해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4월 원료비중, 공법, 상표 등 이름만 빼고 다 바꾼 '올뉴하이트'로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당시 김인규 사장이 지난해 올뉴하이트로 시장 점유율 40%를 달성하겠다는 1차 목표를 정했지만 좌초된만큼, 올해도 동일한 목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토종 막걸리기업 국순당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순당은 지난 2015년 매출액이 전년보다 15.7%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20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도 매출 하락과 적자 지속 상태가 계속된 바 있다.

이러한 실적부진은 '가짜 백수오' 사태와 막걸리 시장의 둔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순당은 위기상황 타개를 위해 '백세주'와 '대박막걸리' 등 주력제품 판매에 집중하고, '쌀 플레이버 시리즈' 등 히트상품을 앞세워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한다. 이를 통해 매출 감소와 적자를 타개할 돌파구를 찾는다는 복안이다.

특히 막걸리 제조기법에 바나나, 복숭아, 크림치즈 등을 접목한 '쌀 플레이버 시리즈'는 출시 10개월만에 500만병 이상 팔리며 국순당의 새로운 구원투수로 떠오르고 있다. 쌀 플레이버 시리즈는 알코올 도수가 낮고 매콤한 음식이나 치즈 토핑 음식과도 잘 어울려 젊은 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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