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전실 해체 "컨트롤타워 기능 핵심부서 없애는 것 이상의 의미"
이건희 회장 1993년 프랑크푸르트 '新경영' 수준 '뉴 삼성' 재건
삼성그룹이 미래전략실(미전실)을 해체한다.
그룹 컨트롤타워이자 중앙집권식 핵심 부서를 없애는 것. 이는 회사의 핵심부서를 없애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미전실은 1959년 이병철 전 회장이 만든 삼성물산 비서실이 그 출발점이다. 비서실은 이후 구조조정본부(1998년), 전략기획실(2006년) 등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2008년 삼성 특검 이후 '전략기획실'을 없앴지만 '업무지원실'로 명맥을 유지했다. 이후 2010년 12월 이건희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며 '미래전략실'로 다시 재편됐다.
삼성 창립 79년 역사 중 58년간 유지되던 경영전략의 핵심부서 역할을 맡아왔다.
삼성이 28일 발표하는 쇄신안은 1993년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고 말했던 수준의 환골탈퇴가 예상된다. 이번 미전실 해체 및 경영쇄신 발표는 그야말로 '뉴(new) 삼성 선언' 이라는 평가다.
이 회장은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캠핀스키호텔에서 주요 임원진과 해외 주재원 200여명 앞에서 "지금처럼 해서는 잘해야 1.5류다. 자식과 마누라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신(新)경영 선언'을 발표했다.
삼성은 이번 미전실 해체를 기점으로 2017년판 '신(新)경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미전실 해산 후 주요 기능을 각 계열사에 배분한다. 삼성 각 계열사는 전문경영인에 의한 독자 경영에 나선다. 해외 선진기업처럼 이사회 중심으로 책임 경영을 강화할 전망이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청문회에서 "저보다 훌륭한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지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넘길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미전실 주도로 지휘하던 인사·채용·투자·전략·진단 등의 의사결정은 계열사 이사회와 경영진 몫으로 넘어간다. 하지만 미전실이 해체되더라도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 등 큰 틀의 재편은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현재까지 병상에 누워있다. 영어의 몸이 된 이재용 부회장도 앞으로 험난한 재판 과정이 남아있다. 총수 경영 공백이 현실화되면서 각 계열사 사장단·경영진의 어깨가 무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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