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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11억원 날렸다"…사기 수출채권 매입한 씨티은행

씨티銀, 사기 수출채권 매입…"부실 발생시 11억원 피해 예상"
사고 발생 2달 후 인지…서류심사·채권 매입 주의 의무 '우려'

백아란 기자 (alive0203@ebn.co.kr)

등록 : 2017-03-21 10:28

한국씨티은행이 사기 수출채권을 매입해 약 11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금융사고가 발생한 후 2달여 만에 보험사를 통해 사고를 인지한 것으로 확인돼 수출 채권 매입 심사 프로세스와 채권 매입 주의 의무에 경보등이 켜졌다.
▲ 서울 씨티은행 한 영업점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씨티은행


21일 씨티은행 공시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1월 한 수출업체로부터 선적통지부사후송금방식(O/A·Open Account) 수출환어음매입(Nego)을 요청받아 96만 달러(한화 10억7078만원 상당)를 지급했다.

일종의 무역금융인 ‘O/A’는 수출입 당사자 간의 계약을 근거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거래를 결제하는 방식이다. 즉, 수출상이 물품을 선적하고 ‘선적통지’를 하면 매 선적통지일로부터 일정기간이 경과한 후에 해당 물품대금을 수출자의 계정(Account)으로 결제하는 형태다.

O/A 결제조건의 거래는 수입상의 신용에만 의존하는데다 수출자는 선적통지와 동시에 수출채권이 발생하므로 해당 채권을 외국환은행에 수출채권 매도(Nego)해 수출대금을 회수할 수 있는데 이를 ‘O/A Nego’라 한다.

선적 완료 후 즉시 외상수출 채권을 거래 은행에 매각해 조기에 수출대금을 현금화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해당 수출업체의 경우 구매 주문서(Purchase order)와 상업송장이 수정됐음에도 수정 전 구매 주문서와 상업송장으로 O/A Nego를 요청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부실발생시 피해 예상금은 원화기준 약 11 억원에 달한다.

이후 지난달 27일 매입대금이 미결제됐으며, 씨티은행은 2일 수입업체 앞 확인한 거래 내용과 결제 사실을 보험사로부터 통보 받아 사건을 인지하게 됐다.

거액의 수출채권을 매입하면서도 사건 발생 후 두달여간 부실 발생 또한 알지 못한 셈이다.

이는 지난 2014년 발생한 '모뉴엘 사태'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앞서 전자 업체인 모뉴엘은 해외 수입 업체와 공모해 허위 수출자료를 만든 뒤 6개 은행에 수출채권을 매각했다. 이로 인해 법원에서는 수출채권 매입과정에서 은행이 채권 매입 주의 의무를 위반했는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바 있다.

수출 사기에 앞서 은행 자체의 현장 실사와 서류 확인절차가 부실했다는 평가다.

이에 당국은 2015년 4월 100만 달러 이상의 수출계약에 대해 무역보험을 제공할 경우 현장실사를 통해 계약의 진위를 반드시 확인하도록 했다.

또 은행이 수출채권을 매입할 때 거래계약서와 운송증, 수출물품 인수증빙서류, 선하증권 등 기본 증빙서류에 대한 검증 절차도 강화했다.

아울러 지난 2014년 사고 또는 손실금액이 10억원을 상회할 경우 수시공시 의무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사고 발생시 공시의무를 대폭 강화한 바 있다.

한편 씨티은행은 자체 조사 점검을 통해 세부 내용 등을 파악한 후 관련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관련 직원의 과실이 있는 경우 책임을 부과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