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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했던 해치백·고급차 ‘급가속’…“현대·기아차가 달라졌어요”

불확실한 올해 경영환경 및 내수 점유율 하락 지속 등 원인
주력모델 집중할 여유 없어져… 경쟁사 신차에도 적극 대응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7-04-21 14:11

▲ 서울 양재동 소재 현대·기아차 사옥.ⓒEBN
지난해부터 내수 부문에서 고전 중인 현대·기아자동차가 그동안 큰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모델군에 적극 공을 들이는 등 내수 끌어올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해도 내수 시장에서는 개별소비세 인하 중단 및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소비절벽’, 그리고 자동차업체들간 출혈경쟁 등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현대차의 신형 i30와 기아차의 고급차 라인업 강화 전략은 양사의 내수 진작을 위한 주요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2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및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올해 1분기 내수 점유율은 66.14%(잠정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93%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1분기 내수점유율이 하락한 것은 한국지엠 및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후발주자들의 판매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개소세 인하 효과로 자동차 판매량이 급증했던 이유도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 위기를 다양한 부문에 걸친 신차효과 극대화로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0월 월간 기준 최초로 내수점유율 60%선이 붕괴됐었다. 노동조합 파업 등에 따른 생산 차질 및 수입자동차들의 점유율 확대 등 원인은 여러 가지였다. 특히 경쟁사들의 신모델에 대항할 수 있는 신차 부재 및 기존 라인업 노후화가 치명적이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말부터 그랜저 및 쏘나타, 모닝 등 주력 라인업의 신형모델을 출시하면서 조금씩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 현대차 해치백 2017년형 i30.ⓒ현대자동차


특히 주목되는 것은 주력모델뿐 아니라 해치백 등 부진 만성화로 큰 신경을 써오지 않은 시장에도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최근 2017년형 i30를 출시했다. 이번 i30는 2011년 2세대 이후 무려 6년 만에 선보이는 3세대 모델이다. 현대차는 신형 i30에 기존 상위트림에만 적용되던 첨단사양들을 기본적용했으면서도 가격까지 낮췄다. 1890만원으로 시작하는 가격대는 1910만원이었던 2016년형보다도 저렴하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는 지난 20일부터 론칭한 TV광고에 유인나와 아이유 등 인기배우·가수까지 동원했다.

한국이 ‘해치백의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해당부문에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기 힘든 시장임을 감안하면 현대차의 이번 행보는 다소 이례적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이같은 태도 변화는 오는 6월 국내 출시될 르노삼성 해치백 모델 클리오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서울모터쇼에서도 공개된 클리오는 글로벌 시장에서 1300만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링 모델이기 때문이다.

기아차도 내수 부양을 위해 고급차 전략 마련 등 미진했던 부문을 보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기아차 고급차 라인업 첫 모델인 스팅어.ⓒ기아자동차


앞서 기아차는 지난달 서울모터쇼 미디어데이에서 후륜구동 기반 프리미엄 차종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처럼 브랜드를 따로 출시하지는 않더라도 제품군을 점차 확대해 고급차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기아차 승용차 라인업 중 가장 최상위급 모델은 K9이다. 지난 2012년 5월 출시행사 때는 정몽구 회장까지 직접 참석했을 정도로 기아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모델이다. 하지만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는 데다 이후 현대차의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으로 수요 조절에 실패하면서 판매 부진이 이어져 왔다.

이에 따라 기아차가 오는 5월 국내 출시할 스팅어는 고급차 전략 1호 모델이 될 예정이다. 기아차는 고급차임을 강조하기 위해 스팅어 엠블럼도 특별 제작했다. 물론 특별 제작된 엠블럼은 내수용으로만 사용된다.

뿐만 아니라 오는 2018년 초에는 K9의 후속격인 고급 대형세단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매출 비중이 큰 해외판매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조치 및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자국보호무역주의 등으로 비상등이 켜졌다”며 “워낙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탓에 수익 증가에 큰 도움은 되지 않더라도 현대·기아차로서는 무엇이라도 해서 떠나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되돌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