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트럼프 레드라인 넘을까…한국 차기 정부 정책 방향은?

송고 2017.04.24 14:00 | 수정 2017.04.24 15:11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美 트럼프 행정부, 북핵 해결 의지 과거 어느때보다 강해

"미-북 군사적 충돌 막으려면 차기 정부 한-미 관계 중요"

한국경제연구원은 24일전경련회관에서 '북한 리스크 전망과 우리의 대응' 긴급 좌담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이강호 한국국가전략포럼 연구위원, 황성준 문화일보 논설위원,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배정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이 전쟁을 피하기 위해 트럼프 정부의 레드라인(Red line)은 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다만 한-미 동맹 경색이 미-북 충돌 가능성을 높이는 만큼 차기 정부의 한-미 관계가 핵심 요인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북한 리스크 전망과 우리의 대응' 긴급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는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의 주제발표에 이어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 황성준 문화일보 논설위원, 이강호 한국국가전략포럼 연구위원, 배정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토론에 참여했다.

◇"北, 당분간 강력한 도발 자제할 듯"

이춘근 연구위원은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에 애쓰는 이유는 미국과 전쟁을 하지 않고도 한국을 공격하는 능력을 갖기 위한 것"이라며 "하지만 미국이 북한의 의도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기에 타협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미국과 북한의 군사력 및 경제력 격차를 볼 때 탱크와 소형차가 치킨게임을 벌이는 형국"이라며 "미국이 게임에서 물러설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문제에 대해 군사적 해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북한은 미국의 묵시적 레드라인을 넘는 일을 자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최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3발이 사실상 실패한 것은 미국의 군사적 대응의 결과라는 주장이 해외 전문가들로부터 제기되는 등 미국의 대응이 시작됐다는 정황과 견해도 있다"고 덧붙였다.

◇"북핵문제 단호한 입장 정리 및 국론 통일 필요"

이춘근 연구위원은 "미국 군사력 수준은 예상보다 높아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군사적 목적을 달성하는 능력을 갖췄다"며 "미국이 북한에 대해 군사적 대응을 고려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이 같은 여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한국의 의지와 북한의 도발 정도에 따라 미국의 군사행동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견해다.

이에 대해 황성준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의 존재 때문인데 한미관계가 경색될 경우 미국은 북한 공격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덜 수 있어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은 "한국정부가 의도하지 않은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서는 차기 정부에서의 한미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강호 한국국가전략포럼 연구위원은 "북핵문제에 대해 우리에게도 그동안 '방치와 회피'라는 책임이 있다"며 "북핵문제에 대한 입장을 단호히 정리하고 국론을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美, 중국 통한 북핵 제거 시도 지속 전망"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에 대해 황성준 논설위원은 "미국은 일단 '중국을 통한 압박'으로 북핵 제거 시도를 지속할 것"이라며 "하지만 미국의 진짜 칼끝은 북한이 아니라 중국으로 향하는 것일 수 있고 중국도 이를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춘근 선임연구위원은 "중국도 김정은 정권의 붕괴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만약 중국이 북핵 해결에 나선다면 아마 미국의 피할 수 없는 압력에 중국이 굴복할 경우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송원근 부원장은 "경제성장률 저하로 고민하는 중국의 경제여건을 볼 때 미국의 강력한 대(對)중국 통상압력은 의외로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나서게 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다만 중국의 대북 압력이 즉각적 효과가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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