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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시대 개막]"성과연봉제 원점서 재검토?"…'화색' 도는 금융권 노조

"성과연봉제 도입 원점 재검토"…경영진들 "성과체계 구축에 걸림돌" 우려
금융 노조 "저지투쟁 헛되지 않았다"반색…도입완료한 금융공기업도 '들썩'

유승열 기자 (ysy@ebn.co.kr)

등록 : 2017-05-10 11:11

▲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사실상 당선이 확정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대국민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0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으로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금융권에서 노사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금융권이 추진했던 성과연봉제가 제동에 걸릴 위기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선서식을 시작으로 청와대 인선을 발표하는 등 새정부가 공식 출범한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도 새정부 출범에 따른 변화가 예고돼 있다.

일단 그동안 금융사들이 적극 추진했던 성과연봉제 도입은 원점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성과연봉제를 폐기 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노동자 측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성과연봉제는 하지 않겠다"며 "박근혜식 성과연봉제에 반대하지만, 앞으로 새로운 직무급제를 도입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금융사들은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까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박근혜 정부가 금융권 성과연봉제 도입을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추진할 당시 금융사들은 성과연봉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저금리 기조,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성과연봉제 도입을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호봉과 직급 등이 기준인 연공서열제는 업무효율성이 떨어지고 성과가 뛰어난 직원이 보수를 많이 가져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은행연합회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의 공공단체협약이 도입안으로 결렬됨에 따라 7개 금융공공기관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에 일괄 탈퇴하고 지난해 6월말 성과연봉제 도입안을 긴급이사회를 통해 의결했다.

이후 예금보험공사,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기업들은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

은행연합회는 지난해 7월 △부·팀·지점의 성과평가 방식을 개인으로 확대 △호봉제 폐지 △성과연봉제 도입 위한 '페이밴드'(Pay Band) 운용 등을 골자로 하는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은행들은 이같은 내용을 핵심성과지표(KPI)에 담아 변경 작업도 마친 상태다. 시중은행들은 노조와 협의 후 성과연봉제를 도입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출범으로 은행들은 성과연봉제 도입안 폐지도 염두에 두고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아직 도입하지 않은 시중은행들의 경우 성과연봉제 도입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게 중론"이라며 "이미 도입된 기관들도 성과연봉제를 전면 폐지시키게 되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제50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개최된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성과연봉제에 대한 언급이 호봉제를 유지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업계의 생존을 위해 계속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금융권 노동조합 측은 반색하고 있다. 성과연봉제 도입을 막기 위한 투쟁이 새정부 출범으로 빛을 보게 됐기 때문이다.

이미 올해 성과연봉제가 시행된 일부 금융공공기관들 들썩이고 있다. 이미 이들 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이 노사간 합의 없이 이뤄짐에 따라 원천 무효한 주장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예금보험공사 노조는 지난달 26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조합원 총투표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이 부결됐는데도 전임 노조위원장이 이를 뒤집고 사측과 성과연봉제 확대에 독단적으로 합의했다고 주장하며 실체 규명을 촉구했다.

주택금융공사 노조도 "성과연봉제를 지난 7월 노사합의 이전으로 원상복구 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금융노조는 그동안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해 저성과자 퇴출을 위한 제도라며 특히 은행 영업점은 단체로 움직이기 때문에 개인평가가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성과연봉제가 속속 도입되자, 금융노조는 지난해 9월 18일 총파업을 벌이면서 총력전에 나서기도 했다.

금융권 노조 관계자는 "보수정권의 노동자 탄압의 역사를 끝장내고 금융산업의 공공성을 회복할 기회"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들을 착취해온 자들로부터 권력을 돌려받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