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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통없는 쿠팡 해고와 SNS ‘분노’

쿠팡, 쿠팡맨 사태 해명자료에 역효과
SNS 댓글 타고 쿠팡맨 지지 여론 확산

김언한 기자 (unhankim@ebn.co.kr)

등록 : 2017-05-16 10:25

"기사를 제대로 내야죠."

한 포털사이트 카페 회원이 꾸짖었다. 쿠팡맨 사태를 해명한 쿠팡 측의 입장에 대한 분노다. 쿠팡을 대변한 언론사를 향한 적개심도 뒤섞였다.

쿠팡은 지난 12일 최근 불거진 쿠팡맨 사태에 관한 해명자료를 내고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닌, 루머라고 일축했다. 쿠팡맨 중도 계약해지, 파업, 임금삭감, 업무량 증가 이상 4가지 사안에 대한 의혹을 송두리째 부정했다.

회원은 기사에 빨간줄로 밑줄까지 그어가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 아래로 댓글이 주르르 달렸다.

이번 쿠팡맨 사태가 일부 물류캠프(지역사무소)의 부분 파업, 돌발 파업으로 번질 수 있도록 기름을 부은 것은 바로 SNS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쿠팡맨의 아내'라고 소개한 글을 시작으로 뉴스 하단 댓글, 페이스북, 포털사이트 카페 등에 쿠팡맨 및 관계자 증언이 이어졌다. 쿠팡맨은 이를 통해 계약직 해고통보, 수당체계 변경 등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공유했다. 노조 없이 지역별로 산발적으로 흩어져있는 쿠팡맨이 집단행동에 나서게 된 동기가 됐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비난도 힘을 실어줬다. 댓글을 통해 불매운동 조짐까지 나타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SNS 시대에는 '사실'에 대한 공유가 불길처럼 번져나간다. 호의적이었던 고객이 한 순간에 돌아서게 되는 원인이 된다.

실제로 이번 사태 발생 전까지 소비자의 쿠팡에 대한 이미지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뉴스마다 호의적인 댓글들이 주를 이뤘다. 지난해 이커머스 고객 만족도(NPS)에서 최고 96점을 받은 업체가 바로 쿠팡이다.

여기에는 쿠팡의 히어로 쿠팡맨을 앞세운 감성마케팅이 주효했다. 고객은 쿠팡 상품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알면서도 쿠팡맨 배송서비스를 받기 위해 쿠팡을 애용했다.

하지만 쿠팡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워왔지만 댓글의 파급력은 간과했던 것일까.

외면한 소비자를 붙잡기 위해 시선돌리기에 여념이 없지만 소용이 없다. 네티즌들은 쿠팡맨의 명암을 SNS를 통해 이제서야 알게됐다며 이들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SNS 시대에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진실을 지켜보고 이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다. 쿠팡맨과 대화와 교섭을 통한 해결보다는 사태를 부정하고 나선 쿠팡의 대응이 역효과를 내고 있다. 댓글이 곧 민심인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