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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저격수' 김상조 공정위원장 내정…재계 "나 떨고 있니"

문재인 정부 강력한 재벌개혁 추진 의지 반영
김 내정자 "사전 규제보다 사후 감독에 초점"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등록 : 2017-05-18 06:00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17일 문재인 정부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에 내정됐다. 새 정부 초기에 재벌 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했던 재벌개혁 정책이 한층 강력해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의 대선 운동 당시 공약집에는 재벌의 불법적 경영승계와 황제경영을 근절하기 위한 기존 순환출자 해소 등 대주주 일가 지배력 강화 차단, 횡령·배임 등 경제범죄 엄정 처벌, 사면권 제한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납품단가후려치기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범정부차원의 위원회 구성 공약은 문 캠프의 재벌개혁 핵심 공약으로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재벌의 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세울 것"이라며 "대기업에 대한 감시 수위를 더욱 높이고 공정위의 조사 권한을 강화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 내정자는 누구?

▲ 17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실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소개되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김상조 공정위원장 내정자는 지난 20년간 재벌의 편법·불법상속, 전근대적 지배구조, 내부거래 등의 문제를 제기해온 '재벌 저격수'로 꼽힌다.

1999년 참여연대 재벌개혁감시단장을 맡아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와 함께 소액주주운동을 이끌었다. 이후 노사정위원회 경제개혁소위 책임전문위원, 참여연대 재벌개혁감시단장, 경제개혁연대 소장으로 일하며 소액주주의 권리 증대와 재벌 감시 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특히 '삼성 저격수'로 유명하다. 삼성그룹의 승계 과정에서 불거진 크고 작은 소송에 앞장서왔다. 올해 초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최순실 씨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수사하는 과정에서 참고인으로 참여한 바 있다.

김 내정자는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캠프에 합류, 캠프 산하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J노믹스' 경제개혁 부문을 설계했다.

'대기업 저승사자'로 불리던 공정위 조사국이 다시 부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공정위 조사국은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한 집중 감시와 조사를 펼쳤지만 기업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2005년 폐지됐다.

◇경제력 집중 억제 대상 '삼성·현대차·SK·LG'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 대상은 30대 기업과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사가 주요 타깃이 될 전망이다.

김상조 공정위원장 내정자는 기자회견에서 "경제력 집중 억제 정책 대상은 30대 기업의 자본 절반이 몰려있는 4대 재벌로 좁혀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법을 집행할 때 엄격하게 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은) 사전규제보다 사후 감독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공정한 시장경제 방안 중 하나가 재벌개혁이긴 하지만 경직된 방식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장의 과거 발언이나 강조내용을 보면 거대 그룹사의 기존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방안이 강력히 추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한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 검찰이 기소할 수 있도록 정한 전속고발권 폐지도 예상된다.

재계 일각에선 대기업에 대한 조사 강화 및 전속고발권 폐지 등이 시행되면 기업의 경영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반론도 불거지고 있다.

◇공정위 지정 31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살펴보니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초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31개 기업집단을 '상호출자·채무보증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31개 기업집단 중 총수가 존재하는 기업집단은 24개, 총수가 없는 기업집단은 7곳이다.

자산총액(공정자산) 기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현황 중 1위~10위는 작년과 변동이 없다. 1위 삼성, 2위 현대차, 3위 SK, 4위 LG, 5위 롯데, 6위 포스코, 7위 GS, 8위 한화, 9위 현대중공업, 10위 농협 순이다. 15위 CJ와 16위 부영도 지난해와 순위가 동일하다.

신세계는 작년 14위에서 올해 11위, 한진은 작년 11위에서 올해 14위로 자리를 바꿨다. KT(12위)와 두산(13위) 두 회사 역시 순위를 변경했다.

31개 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은 작년 9월 말 1567조원에서 올해 1653조원으로 5.5.% 증가했다. 자산총액 100조원 이상 집단은 삼성·현대자동차·SK·LG롯데 5개사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계열회사간 상호출자·신규순환출자·채무보증 금지 △소속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행사 제한 △공시의무가 부담된다.

공정위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31개 집단 외에 올 하반기에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에 대해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지정 집단의 계열사 전체에 대한 소유지분 및 출자현황을 분석해 집단별 내부지분율, 순환출자 현황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2017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현황(공정위) [2017.5.1. 기준, 단위: 조원,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