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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환의 세상돋보기] "고장없다"던 정몽구 회장, 무슨 생각할까

  • 송고 2017.05.19 10:00 | 수정 2017.05.19 10:33
  •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최근 산 싼타페도 리콜해야하나요?"…현대.기아차 고객 '배신감'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 과도기 홍역…고객 '진정성' 필요

“801만대를 생산했는데 전반적으로 품질 하자가 없고 고장이 없다. 해외 언론도 이점을 높게 평가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월 시무식에서 임직원들을 격려하면서 했던 말이다.

2015년 한해동안 현대·기아차가 800만대를 넘어선 것을 “짧은 기간에 이룩한 쾌거”라고 임직원들을 치하하면서도 방점은 ‘질적 성장’에 맞춰져 있었다.

품질 자신감은 계열사인 현대제철에서 자체적으로 강판을 조달하기 때문이라도 평했다.

“철광석에서 직접 철을 뽑아 사용해 질이 좋다. 우리는 자체적으로 질 좋은 소재를 쓰기 때문에 자동차 고장률도 적다”라는 것이 정 회장의 품질 자신감의 밑바탕이었다.

자동차산업의 전문적인 수직계열화를 이룬데 대한 자부심이다. 한국의 자동차 산업의 태동과 성장을 이끈 정 회장의 꿈은 이뤄졌다.

그로부터 1년 반도 채 지나지 않아 국토교통부로부터 12개 차종 24만대에 달하는 5건의 강제리콜 처분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첫 사례다.

현대차는 1968년 승용차를 생산하기 시작해 8년만인 1976년 고유모델인 포니를 출시했다. 1996년에는 엑셀이 처음으로 미국의 도로를 달렸다. 일본의 합작사에 의지했던 엔진을, 수천번의 제작과 실패 끝에 독자적으로 개발하면서 기술 독립을 이뤄냈다. 해외에서 겪었던 품질에 대한 힐난과 현대차에 대한 비아냥거림은 오히려 와신상담의 자양분이 됐다.

현대차의 성장은 어쩌면 한국의 근현대사의 장면과도 오버랩 된다. 현대차가 자동차의 독립선언을 하던 눈물겨운 나날들이 켜켜이 쌓여 글로벌 5위라는 세계 자동차사에 전무후무한 역사를 썼다.

이처럼 빠른 성장을 이뤄낸 원동력은 강력한 오너 체제였을 수도 있다. 한국의 산업화를 박정희 대통령을 빼고 얘기하기 어려운 것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러나 위기의 먹구름은 짙어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 위기는 세계 경제라는 외부요인이었다. 하지만 올해의 상황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어 할 말을 잃게 한다. 중국 사드여파도 있지만 남(외부적 요인) 탓만 할 수 없는 답답함이 자리하고 있다.

강제리콜에 이어 검찰 수사까지. 수십만건에 달하는 리콜을 피하고 싶었던 현대차의 몸부림은 통하지 않았다. 첫 강제리콜이라는 현대.기아차의 불명예를 얘기하기 전에 고객들이 느끼는 배신감의 무게는 크다. 최근에 싼타페를 샀다는 고객이 리콜 차량에 해당하는지를 물어오는 경우도 있었고, 현대·기아차가 오히려 수입차의 판매를 독력하고 있다는 뼈가 섞인 농담을 하는 지인도 있었다.

안티팬을 품겠다던 현대차의 노력은 내부고발자의 제보와, 그를 대하는 현대차의 태도로 인해 진정성에 의문을 남겼다. 내부고발자로 촉발된 강제리콜까지의 사안에 대처하는 현대차의 자세는 깔끔하지 못했다. 손해를 조금이나마 줄이려는 듯한 행보는 현대차 고객들의 마음을 편치 않게 했다.

현대·기아차의 대처는 왜 이리 옹색했던 것일까. 앞으로가 더 문제다. 해외시장에서는 경우에 따라 파장이 더 커질 수 있다.

100년 이상의 자동차 역사를 가진 선진국과 비교할 수도 없이 극히 짧은 반세기만에 글로벌 자동차회사로 성장시킨 정 회장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이제는 성장의 개념이 바뀌는 시점임을 잘 알고 있다. 품질을 바탕으로 고객과의 감성 소통이 브랜드의 가치를 결정하는 시대다. 기본이 무너지면 모래위에 쌓은 집 마냥 한 번의 홍수에 끝장난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지금의 내홍은 성장기의 홍역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복잡하고 심각 할수록 답은 단순명료할 때가 있다. 지금 현대.기아차에는 고객을 향한 ‘진정성’이 가장 필요해 보인다. 홍역은 잘 넘기면 면역이 생겨 다시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잘 못 넘기면 얼굴에 깊은 흔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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