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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경유세 인상 '솔솔'…국민적 반발 재현되나

문재인 대통령 '경유차 퇴출' 공약으로 인상론에 힘 실려
운송업체·소비자 사이에선 벌써부터 비판의 목소리 나와
반대여론 가시화됐던 1년 전 朴 정부 때와 유사한 흐름

서병곤 기자 (sbg1219@ebn.co.kr)

등록 : 2017-05-19 11:23

▲ 서울 도심에 길게 늘어선 차량들의 모습.ⓒ연합뉴스

[세종=서병곤 기자] 갓 출범한 정부가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히는 경유차 운행을 줄이기 위한 해법으로 경유세 인상 추진을 검토하면서 국민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2030년까지 경유승용차를 퇴출시키겠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해 경유세를 올릴 공산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년 전 박근혜 정부의 경유세 인상 추진으로 걷잡을 수 없이 커졌던 국민적 반발을 고려하면 경유세 인상 추진이 그리 순탄치 만은 않을 전망이다.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환경부, 산업부 등으로부터 '에너지상대가격 연구용역'을 발주 받아 유류세 개편안을 검토 중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환경정책평가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들은 내달 공청회 등을 거쳐 오는 8월 최종 연구용역 결과를 도출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 용역은 작년 6월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발표한 박근혜 정부가 경유세 인상 여부를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아직까지 연구 용역 결과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새 정부의 정책기조를 볼 때 경유세를 올리는 방향으로 개편안이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지난 15일 30년 이상의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일시 중단을 지시한 점과 특히 대선 후보 시절 개인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2030년까지 개인용 경유차를 퇴출시키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점을 고려하면 경유세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최종 공약집에는 경유승용차 퇴출 공약은 빠져 있는 상태다.

만약 경유세 인상이 이뤄진다면 현행 100 대 85인 휘발유와 경유의 상대 가격 비율을 95 대 90으로 변경하거나, 경유 1L당 150원 안팎의 환경 부담금을 부과할 공산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이처럼 새 정부에서 경유세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사업용 버스·화물자동차운송업계를 중심으로 벌써부터 반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운송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기관, 산업단지, 학생들의 공공교통수단으로서의 역할이 점차 늘어나는 전세버스와 영세한 장의차업계는 정부의 지원이 전혀 없기 때문에 경유세가 인상되면 곧바로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할 수 있다"며 정부의 경유세 인상 추진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어 "노선버스의 경우 경유세가 인상되면 운송원가 보전을 위해 종국에는 버스요금이 인상될 수밖에 없고, 이는 이용승객의 교통비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개인용 경유차를 보유한 소비자들 역시 불만이 나오기는 마찬가지다.

휘발유 차량 소유자와 달리 매년 적게는 6만원, 많게는 10만원 이상의 경유차 환경개선부담금(유로5·유로6 또는 저감장치 장착 차량은 제외)을 내는 상황에서 경유세 인상까지 더해지면 그만큼 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있다는 것이다.

회사원 A씨는 "미세먼지 최대 주범인 중국발 스모그에 대해선 정부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경유세 인상을 추진한다면 서민 증세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순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반발 움직임은 전 정부가 경유세 인상을 추진했던 작년 이맘때와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당시 정부는 경유세 인상을 강하게 밀어 붙이려고 했지만 날로 거세지는 반대여론에 못 이겨 결국 경유세 인상 여부를 제로베이스 상황에서 재검토하는 방향으로 국책연구기관에 연구용역을 맡기게 됐다.

전문가들 역시 정부의 경유세 인상 추진에 회의적인 시각이 크다.

김갑순 동국대 교수는 "미세먼지를 증가 이유를 경유차에 덮어씌우기엔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경유세를 올리면 미세먼지 해결보다는 경유차 소유자에게만 피해를 줄 수 있고, 결국에는 금연효과는 미미하고 세수만 늘리는 담뱃세 인상과 유사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전국 미세먼지 배출의 주요인으로 사업장이 41%로 가장 많았고, 건설기계 17%, 발전소 14%, 경유차 11% 순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경유세 인상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경유차 중 미세먼지 배출이 70%에 이르는 노후 화물차·특수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