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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문의 궁금해소] '알파고 2.0' 상용화, 결국은 에너지?

  • 송고 2017.05.24 06:00 | 수정 2017.05.23 18:04
  •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작년 3월 구글(Google) 자회사 딥마인드(DeepMind)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세계 최강급 프로기사 이세돌 9단을 눌렀다. 5전 4승 1패, 알파고의 완승.

지난 1000년간의 기보(棋譜·바둑이나 장기를 둔 내용의 기록)를 학습한 '알파고 1.0'이 이세돌에 압승을 거둔데 이어 이번엔 자체 강화학습으로 연마된 '알파고 2.0'이 바둑 세계 랭킹 1위 커제(중국) 9단을 이겼다.

ⓒ손병문 산업부 팀장

ⓒ손병문 산업부 팀장

23일 중국 저장성 우전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에서 인간 대표로 나선 중국의 커제 9단이 또다시 인공지능 앞에 무릎을 꿇었다.

백을 잡은 알파고가 289수 째 1집 반 차 승리를 거뒀다. 전문가 해설에 따르면 이미 168수째 알파고의 승리가 확실시됐다.

작년보다 더 강해진 '알파고 2.0'이 돌아온 것. '바둑의 미래 서밋'에서 알파고 2.0과 중국 바둑 고수들 간 대국이 닷새간 펼쳐진다.

알파고는 커제와 23일에 이어 25일과 27일 등 모두 세 차례 대결한다. 알파고가 나머지 두 경기도 이길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승패보다 알파고가 얼마나 더 발전했는지에 주목한다. 또 알파고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에너지 사용량을 얼마나 줄였는지도 관심사다.

'알파고 2.0'은 인간의 기보를 참조하지 않고 스스로 학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파고 1.5' 버전인 '마스터'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인터넷 바둑 대결에서 한·중·일 정상 프로기사들에게 60번 싸워 모두 이겼다. 당시 커제 9단도 3국 모두 패했다.

지난해 이세돌 9단과 대결 당시 알파고는 1200개의 CPU(중앙처리장치)로 구동되는 거대한 수퍼컴퓨터 단지에서 작동됐다. 구글 데이터센터에서 수 백 대의 슈퍼컴퓨터가 연결돼 알파고란 이름으로 바둑을 둔 것. 이번 '알파고 2.0'은 작년보다 컴퓨터 크기와 에너지 사용량을 대폭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사비스 딥마인드 CE0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알파고를 비롯한 인공지능 시스템은 엄청난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단점"이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바둑의 미래 서밋' 중 24일에는 '인공지능의 미래'란 주제로 포럼이 열린다. 인공지능의 미래와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딥마인드는 알파고의 활용을 바둑 이외의 영역으로 넓히기 위한 포석을 깔고 있다. 허사비스는 "인공지능은 이미 에너지 절약과 의료 진단 등 다양한 부문에서 활약하고 있다"며 "세계가 직면한 여러 문제들에 대해 알파고가 어떤 역할을 할지 찾아내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결국 진화된 인공지능은 적은 에너지로 구동돼야 하며, 또 인공지능이 에너지 절약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개발된다는 점에서 '인공지능과 에너지'는 상호보완적인 존재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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