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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석의 주저리주저리] 자녀 아끼는 삼성과 현대차의 차이

  • 송고 2017.06.07 11:59 | 수정 2017.06.07 13:45
  •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평소 ‘친구들과 싸우지 말고 원만하게 지내라’라는 부모의 훈육을 받아온 A와 B라는 아이가 있었다. 그러나 아직 정신적으로 미숙했던 두 아이는 어느 날 동시에 각각 급우를 폭행해 병원신세를 지게 한다.

A의 부모는 A를 크게 나무란 뒤 즉각 피해아동과 가족, 교사들에게 달려가 머리를 숙여 사죄하고 적지 않은 치료비까지 건넨다.

반면 B의 부모는 ‘평소에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는데 우리 아이가 그럴 리 없다. 증거 있느냐’며 오히려 큰 소리를 친다.

결국 분노한 피해아동 가족들과 교사들이 징계위원회를 열어 정황을 따지는 상황까지 오자 B의 부모는 마지못해 사과하고 치료비를 물어주겠다는 각서를 쓰게 된다.

A와 B의 사례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들이라는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을 반추한다.

삼성은 갤럭시노트7이 발화하는 사태가 잇따르자 지난해 9월 즉각적으로 유감표명을 한 뒤 생산을 중단하고 대대적인 보상을 실시하기에 이른다.

1995년 애니콜 휴대전화 불량률이 10%를 넘자 이건희 회장 지시로 150억원 규모에 달하는 15만대를 불태웠다는 ‘애니콜 화형식’은 유명한 일화다.

갤노트7와 애니콜. 각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건희 회장이 개발에 참여하고 기업의 역량을 총동원하는 등 삼성 입장에서는 자식과 같은 존재들이다.

이를 시장에서 스스로 사장시키는 길을 선택한 삼성의 심정도 참담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3년 이건희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의 정신은 이어졌다. ‘마누라 빼고 다 바꾸자’라는 구호로 유명한 프랑크푸르트 선언은 삼성 품질 최우선 경영의 시초다.

현대차그룹도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자식이 있다.

지난 2002년 개발돼 그동안 현대·기아차는 물론 대한민국 수출의 역군 역할을 했던 세타엔진 이야기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품질경영은 이제는 일반인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세타엔진은 그 품질경영의 정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에서야 이 세타엔진의 리콜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해당엔진 적용 차량 리콜 규모는 올해만 국내·외에서 150만여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수년간 내부직원 등에 의해 이 엔진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아니라고 부정하거나 ‘덮기’에 급급해왔다.

해당사안과는 별개이지만 최근에는 국토해양부의 리콜권고에 반발해 업계 사상 최초로 청문회가 열리기도 했다. 결과는 역시 업계 최초 강제리콜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부모나 다름없는 정몽구 회장이나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대외적으로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그토록 품질경영을 강조해온 정몽구 회장은 품질문제가 터졌는데도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 이후 이렇다 할 행동은 눈에 띄지 않는다.

적어도 국내에서는 법 집행에서 과정을 크게 중시하지는 않는다. 간혹 정상 참작은 될 수 있겠지만 어차피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원인과 결과다. 의도하지 않은 살인을 했는데 정당방위라고 해서 처벌 자체는 피할 수 없는 이치다.

A와 B의 부모가 자식의 폭행사건에 대처하는 자세는 180도 달랐으나 결국은 똑같이 사과하고 치료비를 물었다. 물론 장부에 적히는 삼성과 현대차그룹의 수치상 피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훈육은 가정문제이고 어떤 방식으로든 장단점이 존재하듯 기업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만드는 이상 하늘 아래 완벽한 제품은 없고, 어차피 기업의 최대미덕은 이윤 추구인 만큼 소비자문제에 대처하는 방법과 전략도 다를 수밖에 없다. 어느 누구의 훈육과 소비자문제 대처가 더 좋고, 나쁘다라는 양분법으로 나눌 수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주변 친구들과 피해자, 교사는 앞으로 A와 B 중 누구에게 더 정을 주게 될까. 마찬가지로 이후 소비자와 정부는 삼성과 현대차 중 어느 쪽의 제품 및 소비자정책 등을 더 신뢰하게 될까. 판단은 오롯이 독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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