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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UP&DOWN 365] ‘리더십 위기’ 김범석 쿠팡 대표, 로켓배송 이중성 해법찾기 ‘난제’

로켓배송, 소비자 선호 vs 운영난관 타협점 찾아야
‘쿠팡맨 비정규직 대량해직 사태’에 소통·리더십 부재 논란
쿠팡 “‘계획된 적자’ 지속할 것”

김언한 기자 (unhankim@ebn.co.kr)

등록 : 2017-06-19 00:01

▲ 김범석 쿠팡 대표.ⓒ쿠팡

'쿠팡맨 사태', '임금체불' 등 연달아 터진 논란 속에 김범석 쿠팡 대표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제2의 아마존'으로 불리며 국내 물류혁신을 주도하던 기업이었지만 그간의 성과보다는 임직원에 대한 부당한 처우가 강조됐다. 긍정적이던 기업이미지가 2개월 만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김범석 대표의 소통·리더십 부재가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지난 2010년 쿠팡을 설립한 후 줄곧 '계획된 적자'를 주장해왔다. 흑자구조로의 전환은 언제든지 가능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시장이 성장하는 시기 과감한 선제투자를 통해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논리가 배후에 있었다. 극변의 시기에 투자를 주저한 기업은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경쟁에서 뒤쳐지게 된다. 이때 수익추구로 돌아서 투자비용을 회수한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최근 업계는 쿠팡이 기대한 장밋빛 미래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대규모 영업적자에 '쿠팡맨 비정규직 대량해직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최대경쟁력인 ‘로켓배송’의 지속성마저 위협받는다.

로켓배송은 배송인력 쿠팡맨에 대한 자체고용과 대규모 물류인프라를 필요로 하는 만큼 매년 막대한 유지비가 발생한다.

쿠팡사태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쿠팡맨 인력의 정확한 숫자는 2237명이다. 쿠팡맨 1인의 연봉을 3800만원으로 계산할 경우, 1년에 약 850억원의 인건비가 발생한다.

▲ 김범석 쿠팡 대표.ⓒ쿠팡

지난해 발생한 영업적자 5617억원 가운데 7분의1을 훨씬 넘는 규모다. 정체된 이커머스 시장에서 이를 위한 돌파구를 찾는 것이 난제 중의 난제다. '배송인력의 정규직화'라는 의도는 선했으나 냉정한 계산이 선행돼지 못해 양측의 피해를 불러왔다.

로켓배송은 소비자들의 선호를 일으키는 동시에 막대한 손실을 내는 이중성을 갖고 있다. 이를 아는 김 대표의 입장에서는 전략 변화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표면상 로켓배송 이미지를 유지해야하지만 비용을 줄이는 것이 딜레마다.

쿠팡은 오는 7월부터 배송업무 일부를 외부업체에 위탁한다. 위탁상품 및 업체선정을 위해 내부논의를 진행 중이다. 쿠팡맨의 업무경감을 앞세웠지만 일부 쿠팡맨들은 이를 로켓배송 축소를 위한 중간단계로 파악한다. 김 대표와 쿠팡맨 간의 소통이 절실하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적자 속에서 쿠팡의 위탁배송 전략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며 "오늘날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률은 점차 둔화되고 있어 김 대표가 밝힌 대규모 쿠팡맨 고용은 사실상 이뤄지기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 쿠팡 잠실 신사옥.ⓒ쿠팡

◆궤도 이탈한 쿠팡, 조속한 갈등봉합 선행돼야

쿠팡은 현재 갖가지 논란으로 홍역을 치루고 있지만 김 대표의 타고난 사업 DNA는 부정하기 어렵다.

김 대표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모바일 중심으로 이동하기 전 변화를 예측하고 선제적 투자를 통해 쿠팡을 매출 1조원 이상 기업으로 키워낸 인물이다.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두뇌가 명석한 전략가로 알려져 있다. 시대 가치의 변화를 먼저 읽고 이를 사업성과로 연결시킨다.

그는 과거 한 강연에서 "가치의 패러다임은 '선호(Preference)'의 임계점을 넘을 때 변화한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온라인상거래가 '간편한 쇼핑', '방대한 상품'을 무기로 오프라인 시장을 앞지르는 때가 온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말이었다. 이 말처럼 김 대표는 물류, 모바일 앱 편의성, 사용자 데이터분석 등에서 혁신을 꾀했다.

이를 통한 미래 가치를 인정받아 로켓배송을 시작한 2014년. 쿠팡은 미국 세쿼이아캐피털로부터 1억 달러(약 1100억원), 블랙록 등 글로벌 투자그룹에서는 3억 달러(약 3400억원)를 투자받았다. 지난 2015년 6월에는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으로부터 약 10억 달러(약 1조14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실패한 적이 없던 김 대표에게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어깨를 무겁게 짓누를 수밖에 없다. 궤도에서 이탈한 쿠팡을 조속히 정상화시키는 것이 김 대표의 시급한 과제다.

쿠팡 관계자는 "당장 흑자전환이 목표가 아닌 만큼 올해도 '계획된 적자' 안에서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며 "로켓배송 가능 지역 확대, IT서비스 측면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