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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없는 사회①] “결제도 간편하게”…모바일 등 지급결제 혁명 '성패'는?

핀테크·모바일 금융 발전에 지급 결제 생태계 변화
갈길 먼 동전없는 사회…매장당 日 평균 1.6건 적립

백아란 기자 (alive0203@ebn.co.kr)

등록 : 2017-06-18 00:30

# 저녁거리를 사러 마트에 간 주부 김나은(38·가명)씨는 지갑을 집에 두고 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계산대 앞에 설 수 있었다.

휴대폰만 있으면 몇 번의 터치만으로 결제와 포인트 적립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현금 없는 사회’가 생활 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 지난4월 19일 서울 중구 세븐일레븐 소공점에서 차현진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장이 CU동전적립카드로 동전 적립 시연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

◆ "지갑 대신 모바일로"…현금 사용 비중 줄어
핀테크를 중심으로 한 비대면 금융거래와 모바일결제가 일상화되면서 동전이나 종이 지폐가 필요 없는 결제 문화도 안착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화폐 발행기관인 한국은행은 ‘동전없는 사회(coinless society)’에 문을 열었다.

핀테크 등 혁신적인 전자서비스의 확산과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지급결제 규제체계 형성 등 지급결제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동전없는 사회는 잔돈을 동전으로 받는 대신, 카드에 충전하거나 계좌에 입금하는 방식으로 동전사용을 최소화하는 형태를 말한다.

이를 위해 한은은 ▲금융안정을 위한 지급결제인프라 확충 ▲지급결제 혁신과 발전 도모 ▲중앙은행 기능의 효과적 수행을 3대 전략목표로 삼고 차세대 한은 금융망 구축, 지급결제서비스 시장 혁신 촉진 등 12개 중점과제를 2020년까지 중점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현재 한은은 지난 4월부터 편의점,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서 잔돈을 적립, 충전해주는 ‘동전없는 사회’ 시범사업에 돌입한 상태다. 또 매년 전국은행, 새마을금고, 우체국 등에서 '범국민 동전교환 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시중에 유통되지 않고 잠자는 동전을 깨워 동전발행 및 관리에 드는 사회적비용을 절감하고, 국민편익 등을 증진하기 위한 전략이다.

실제 지난 2008년 시작한 동전교환 운동은 작년까지 총 25억개(3400억원), 연평균 2억8000개의 동전을 회수해 연평균 284억원의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결제 수단도 변하고 있다.

한은의 ‘2016년도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지급수단별 이용 비중에서 신용카드와 체크·직불카드는 각각 50.6%, 15.6%에 달한 반면 현금은 26%에 그쳤다.

또 현금이 가장 많이 유통되는 소매채널 편의점에서의 현금 사용도 2010년 초 90%에서 지난해 44.9%로 절반 이상 떨어졌다.

◆한은, 동전없는 사회 추진…홍보부족에 적립건수 미비

한은 관계자는 ‘동전없는 사회’ 추진 배경으로 “현금은 전자지금수단 이용확대로 사용비중이 줄고 있지만, 여전히 신용카드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면서도 “현금으로 거래할 때 발생하는 동전에 대해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6.9%에 달했고, 답변자의 62.7%가 동전소지가 불편하다는 점을 꼬집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인다.

한은이 편의점 등에서 동전 사용을 줄이기 위한 시범사업을 시작한 지 두 달 가까이 됐지만, 소비자의 호응은 아직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이달 1∼10일 '동전없는 사회'의 시범사업으로 교통카드 등에 잔돈을 적립한 건수는 하루 평균 3만6617건으로 집계됐다.

현재 시범사업을 하는 편의점, 대형마트, 백화점 등의 매장은 전국적으로 약 2만3000개라는 점을 비교할 때 매장당 하루 평균 이용실적은 1.6건 정도인 셈이다.

동전없는 사회 사업 시범 초기인 지난 4월 하루 평균 잔돈 적립건수는 3만2862건 수준이었으며 5월 한달 간은 3만5040건, 6월 10일까지는 3만6617건으로 조사됐다.

적립금액은 4월 643만4000원에서 5월 중으로 634만원으로 올랐고, 6월 10일까지는 656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동전 적립건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직원 교육 및 고객 홍보에 적극적인 매장과 그렇지 않은 매장간 이용실적이 크게 차이가 났다고 진단했다.

한은 관계자는 "'동전없는 사회' 시범사업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부족했다"며 "매장 간 적립수단이 상이한 데 따른 불편도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동전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동전의 사용을 줄여보려는 시도"라며 "오는 7~8월 중 동전적립서비스를 제공할 자율사업자를 추가 모집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계좌입금방식의 동전적립 모델을 통해 매장 간 적립수단이 상이한 데 따른 불편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침"이라면서도 "은행, 금융결제원 및 오프라인 매장 간 수수료 배분 문제를 선결해야 하므로 현 단계에서 실행 시기를 확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