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오는 22일 공정위-4대그룹 간담회
최고위급 전문경영인 참석할 듯…삼성·LG 등 "의견 조율 중"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대화 요청에 4대 그룹이 긴장하고 있다. 삼성, LG 등은 일단 침묵하며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는 김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오는 22일 또는 23일에 공정위와 4대 그룹의 간담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대한상의는 각 그룹과 구체적인 시간 및 장소 조율에 나선 상황이다.
참석 대상은 총수가 아닌 각 그룹의 전문 경영인으로 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면담 대상과 관련해 "나의 희망사항을 대한상의에 전달했다"며 "총수냐 전문경영인이냐 관심이 있겠지만 그건 확정되면 말씀드리겠다"라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현재 각 그룹에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최고위급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 재판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고령인 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 일부 그룹 총수의 참석이 불투명해 최고위 전문경영인과의 면담으로 조율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올 초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삼성은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대한상의가 세부사항 조율을 진행 중이다. LG그룹의 경우 지주사인 (주)LG와 의견을 조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는 김 위원장과의 면담을 앞두고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대화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오갈지 사전에 공지받은 바 없어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대 그룹 만남과 관련해 구체화된 것이 없어 아직은 특별한 입장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G 관계자 또한 "참석자 등과 관련해 대한상의와 아직 조율 중"며 "다만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자리는 문재인 정부와 재계의 공식적인 첫 만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 위원장은 오는 28일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첫 미국 순방을 앞두고 재계와 먼저 만나 새 정부의 공약 사항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한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면담 취지에 대해 "선거 과정 공약의 취지를 설명하고 향후 정책방향에 대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자리를 마련함으로써 정부와 재계의 대화를 시작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재계는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김 위원장이 먼저 제안한 만남에 긴장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번 면담을 두고 사전에 공유된 정보 등이 전무해 그룹 관계자들이 입장 표명에 난처해하는 상황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정부와 기업인의 면담이 이뤄질 경우 재계 현안에 대한 설명과 함께 협조를 부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다만 이번 면담과 관련해 어떤 정보도 없는 상황이라 일단 만나봐야 알 것 같다는 분위기가 다수"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재계와의 이번 대화를 통해 향후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과 관련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재벌 개혁 관련해서는 재계의 자구 노력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재벌개혁은 일회적인 몰아치기식 개혁이 돼선 안 된다"라며 4대 그룹과의 만남은 "재계와의 소통을 통해 대기업집단이 사회와 시장이 기대하는 바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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