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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귀로 슈퍼카를 타자"…수억원대 골드문트·FM어쿠스틱스 들어보니

골드문트, 어느 음이든 '편안하게, 정교하게' 들려주는 기술력
FM어쿠스틱스, 저절로 눈 감고 음악을 느끼게 하는 표현력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등록 : 2017-06-19 17:25

산울림의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라는 곡이 있다.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 수박으로 달뱅이를 타자…보이는 대로 들리는 대로 상상하는 대로 싸이버." 사물의 본성을 파괴하는 가사로써 실재적 현실을 넘어 관념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만약 산울림의 가사를 스위스 최고급 오디오 '골드문트(GOLDMUND)'에 빗댄다면 "귀로 슈퍼카를 타자"가 아닐까.

골드문트는 음악 좀 듣는 사람부터 오디오파일(audiophile, 오디오 애호가)들에게까지 선망의 대상으로 평가되곤 한다. 우선 최대 수억원에 달하는 가격이 그 이유 중 첫 번째고, 세계 최고급의 음질이 그 다음 이유다. 이 같은 '아우라'가 마돈나, 스티븐 잡스와 함께 미국 지난 대선 주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도날드 트럼프와 같은 거물들이 골드문트를 갖도록 한 이유였다.
▲ 오디오갤러리 '골드문트' 쇼룸 전경.ⓒ오디오갤러리

◆골드문트, 어느 음이든 '편안하게, 정교하게' 들려주는 기술력

골드문트를 직접 들어봤다. 골드문트의 국내 공식수입원인 오디오갤러리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데오역 인근에 마련한 매장에서 골드문트의 청음 기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쇼룸의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일반 가정의 시청 환경에 맞춰 오디오 시스템이 깔끔하게 구성돼 있었다.

쇼파에 앉아 처음으로 청음한 오디오 시스템은 골드문트 로고스 수카 6.4ch. 이는 로고스 수카(7800만원), 미메시스15(2200만원), 에이도스17(1300만원), 메티스마크투(2200만원), 메티스서브와이어리스(1300만원)로 구성된 시스템으로 가격이 약 1억5000만원에 달한다.

오디오에서 내뿜는 음원의 방향감과 임장감(현장에서 실제로 듣는 듯한 느낌)이 만들어내는 음의 입체감, 골드문트를 통해 느낀 그 감각은 기존 여타 브랜드에서 느껴보지 못한 수준이었다. 영화관에서 영화 장면과 사운드가 몰입감 있을 경우 자세를 고쳐 앉고 화면에 집중하는 경우가 있곤 하는데, 골드문트는 집에서 그 느낌을 구현했다. 음의 입체감을 위시로 저음부터 고음까지 정교하게 귀를 붙잡는 표현력은 '뭉게짐'이라는 단어를 아예 없애버린 듯 했다.

처음 감상한 영화의 액션신에서 터져 나오는 각종 효과음과 음향은 이상하리만치 귀에 피로감 없이 온전히 귀로 전달됐다. 액션신을 보다보면 날카로워서 피하고 싶은 음이 있는데, 골드문트가 만들어낸 음은 시원하게 뻗어가면서도 그 미묘한 지점을 잘 알고 있다는 듯 거부감이 없다.

연이어 감상한 것은 어린 팝페라 가수의 노래와 록밴드 퀸의 무대였다. 오디오마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 또한 있게 마련인데, 골드문트는 그런 한계는 없다는 듯 거침없이 음을 표현한다. 성량 좋은 고음역대의 팝페라 보컬부터 전설적인 록밴드 퀸 특유 하드록의 육중함까지 명징하고 힘 있게 방 안을 채운다. 콘서트 실황 현장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사운드였다. 어떻게 이런 표현력이 나올 수 있을까.

인간의 귀로 들을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은 20Hz~20kHz 정도다. 그러나 골드문트는 0.1Hz부터 3MHz의 주파수 대역을 재생해낸다. 전 세계 오디오 개발자들이 갈망하는 '들을 수는 없지만 느낄 수는 있는 영역'을 표현하는 오디오인 셈이다. 골드문트가 새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일본 소니사가 골드문트를 구매해 분해를 했지만 기술의 비밀을 밝혀내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오디오 마니아 사이에서는 유명한 얘기다.

특히 영화와 음악을 감상하면서 느꼈던 편안함은 '프로테우스-레오나르도'라는 기술에 있었다. 인간의 뇌는 자연의 소리를 들을 때 편안한 상태에서 듣기 때문에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하지만 보통의 오디오로 소리를 재생할 때는 자연음의 구성요소가 다 전달되지 않거나, 각기 다른 음파가 시간차를 두고 전달되는 '시간 왜곡(time distortion)'이 발생된다. 이 시간차를 뇌가 조정하기 때문에 감상하는 동안 뇌는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프로테우스-레오나르도 기술은 고음, 중음, 저음이 인간의 뇌에 도달하는 속도를 일정하게 맞춰 사운드를 들을 때 뇌를 편안하게 해준다.

또한 '메커니컬 그라운딩' 기술은 기계의 진동을 바닥 표면으로 보내 자연음 그대로를 재생한다. 기계 부품의 진동을 잡지 못하면 기기는 가짜 신호와 착색을 일으킬 수 있는데, 착색을 줄여 공간 위상의 정확성을 살린 것이다. 하이파이 소비자들을 위한 핵심 기능이다.

이런 골드문트의 기술력은 끊임없는 R&D(연구개발)에서 기인한다. 연평균 매출 1000만 달러 이상을 올리는 골드문트는 매출의 30%를 반드시 R&D에 투자하고 있다. 스위스의 취리히공대, 로잔공대,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등 유명 대학연구소와 공동작업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오디오갤러리 관계자는 "보통 타사의 오디오는 5.1채널, 7.1채널처럼 기본 상업용 극장 포맷을 따르는데, 극장용으로 제작된 것을 일반 가정에 옮기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에게 맞춘 사운드를 들려주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하지만 골드문트의 경우 룸 코렉팅 전문 엔지니어가 각 사용자 환경에 적합한 상태로 프로그래밍해 입체적인 사운드와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멀티채널은 거리보다 각도가 중요한데 대부분의 한국 주거공간은 매우 한정적"이라며 "이렇게 물리적 변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공간에 맞게끔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브랜드는 골드문트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 오디오갤러리 'FM 어쿠스틱스' 쇼룸 전경.ⓒ오디오갤러리

◆FM어쿠스틱스, 저절로 눈 감고 음악을 느끼게 하는 표현력

오디오갤러리는 스위스 최고급 오디오 FM 어쿠스틱스(FM ACOUSTICS)를 청음할 수 있는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브랜드명대로 어쿠스틱 음악(전기나 앰프를 사용하지 않고 생음악으로 들려주는 악기나 음악)을 들려주는데 특기를 가진 FM 어쿠스틱스의 오디오 시스템은 어떤 음을 만들어낼까.

어쿠스틱 음악을 자주 듣는 청취자는 전자음이 결여된 어쿠스틱만의 순수함, 깨끗함, 편안함을 선호의 이유로 꼽곤 한다. 그러나 기자의 경우는 일부 곡을 제외하고 어쿠스틱 음악을 '심심해서' 자주 듣진 않았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구성을 가진 곡들을 좋아한 탓이다.

그랬는데 FM 어쿠스틱스가 만들어내는 음은 잘 다듬어진 미려한 선율, 우아한 표현력 그 자체가 어쿠스틱 음악의 사이사이 빈 공간을 채우는 느낌이었다. 그러면서도 음향의 윤곽을 감미롭게 이어가는 다이내믹함은 빠른 비트의 곡을 좋아하는 기자도 저절로 눈을 감으며 음악에 집중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런 퀄리티는 FM 어쿠스틱스의 '완벽주의'에 바탕을 둔다. FM 어쿠스틱스의 모든 제품은 수작업 주문제작 방식이다. 앰프의 경우는 하나를 생산하는 데 평균 11개월, 스피커는 6개월이 소요된다.

시중 오디오 제품은 부품, 유닛 간의 오차로 인해 소리의 편차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 때문에 '짝짝이' 소리를 내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FM 어쿠스틱스는 유닛의 편차가 극도로 적다. 부품 100개 중 완벽히 맞는 페어(pair, 짝)를 일일이 선별해 95개를 버리는 식이다. '모든 스테레오 장치는 좌우가 완벽하게 똑같아야 한다'는 철학이다. 이 같은 품질주의로 빌리 조엘, 퀸, 롤링 스톤즈, 스팅 등 유명 해외 뮤지션은 FM 어쿠스틱스의 제품을 택했다.

오디오갤러리 관계자는 "베이스, 미드, 트위터 등 유닛을 환경이나 음악 성향에 따라서 조절 가능한 것이 큰 특징"이라며 "또 제작이 완료된 제품을 그냥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또 6개월 정도가 걸린다. 검수 과정에서 그만큼 시간을 또 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FM 어쿠스틱스 제품은 평균 하루 10시간 이상을 재생했을 때 20년가량 써도 자연스러운 소리를 만들어낸다. 가격은 모델에 따라 3~13억원대.

◆오디오갤러리, 골드문트·FM 어쿠스틱스 동시 수입하는 유일한 브랜드

양 브랜드의 제품을 모두 체험해본 결과 '억'대를 주고 오디오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구매 동기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기존 브랜드에서 체험할 수 없는 고도화된 음악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슈퍼카'와 상통하는 측면이 있다. 희소성, 제작 공정, 고가의 소재, 기술 R&D 등 '리얼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투입되는 자원도 상당하다.

희소성은 사회에서 불멸의 가치로 꼽힌다. 그리고 희소성은 곧 가치의 상승을 부르기 마련이다. 그 가격에 대한 저항선이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경제학'적으로 따졌을 때 양사 제품이 가지는 희소성은 분명 명품이라고 할 만하다. 체험 전에는 '사치재'로 인식됐지만, 들어본 후는 소비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고급재'로 볼 수 있겠다는 소감이다.

특히 골드문트와 FM 어쿠스틱스 모두 스위스에서 최고급 오디오로 호각을 다투고 있기에 각자 자기 브랜드에 대한 확고한 의식이 있다. 그 때문에 '섞일 일'이 없다. 그런 배경에서 오디오갤러리가 양사의 제품을 동시에 수입한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특히 FM 어쿠스틱스 제품을 풀 시스템으로 갖춰놓은 곳은 전세계에서 오디오갤러리가 유일하다.

이는 완벽한 청음시설로 최상의 '음'을 추구하는 나상준 오디오갤러리 대표의 철학이 골드문트, FM어쿠스틱스와 공유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오디오갤러리 관계자는 "스위스 오디오쇼에서도 두 브랜드의 제품을 들을 수 있는 경우가 희귀하다"며 "한 홍콩 디스트리뷰터에게도 어떻게 두 브랜드를 같이 수입하는지 질문을 받기도 했다. 그만큼 의미가 큰 것"이라고 부연했다.

FM 어쿠스틱스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는 사전 예약제로만 운영된다. 체험은 무료이며, 찾아가기 전 전화 문의는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