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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의 화려한 부활"...CJ그룹 '이재현·미경' 남매경영 재개되나

이재현 회장 경영 복귀 후 주력사업 9000억 투자 "공격경영"
이미경 부회장, 아카데미 신규회원 위촉·외부활동 재개 시사

김지성 기자 (lazyhand@ebn.co.kr)

등록 : 2017-06-30 10:29

▲ (왼쪽부터)이미경 부회장, 지난달 'CJ블로썸파크' 개관식에 참석한 이재현 회장ⓒCJ, 연합

CJ그룹의 오너 경영이 완연한 부활을 앞두고 있다. 이재현 회장이 지난 5월 경영복귀를 한 데 이어 이미경 부회장도 영화계를 시작으로 컴백의 기지개를 폈다. CJ측에서는 4년여 만의 경영에 복귀한 이재현 회장을 중심으로 DNA 개선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미경 부회장의 경영복귀 가능성을 거론하기에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하지만 그룹의 대규모 투자와 같은 핵심경영 사안은 이재현 회장이 주도한다고 해도 CJ그룹 사업의 한 축인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이미경 부회장의 대외활동이 요구되는 만큼 복귀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사실상 남매경영의 가시화가 점쳐지는 것이다.

이미경 부회장은 최근 미국 영화상인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의 신규회원으로 위촉됐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이미경 부회장이 본인의 주요 활동무대였던 영화산업을 기반으로 경영복귀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왔다.

이미경 부회장은 지난 2014년 뚜렷한 이유없이 경영 일선에서 떠났다. 당시 외압으로 인한 퇴진이라는 관측이 무성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졌던 탄핵정국과 최근의 검찰 조사결과를 보면 이미경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의 미움을 받았던 것이 경영 퇴진으로 이어졌다는 정황이 어느정도 드러났다.

박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 "CJ의 영화·방송이 좌파적 경향을 보인다"며 불만을 표했고, 결국 이미경 부회장이 경영 일선을 물러나게 됐다는 것이다. CJ엔터테인먼트의 케이블 채널 tvN의 프로그램인 'SNL 코리아'의 '여의도 텔레토비'와 CJ가 메인 투자한 영화 '광해', 부분 투자한 '변호인' 등이 이념적인 편향성을 담았다고 지칭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문화예술계에 대한 전 정부의 이른바 블랙리스트가 다시 조명되는 중이다. 연관된 사안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 이미경 부회장이 현업으로 복귀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진단이 그래서 나온다.

앞서 영화계에서는 이달 초 개봉했던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오프닝 크레딧에 이례적으로 이미경 부회장의 이름이 올라온 것을 두고도 경영복귀 가시화에 대한 말들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아카데미 신규회원으로 이미경 부회장이 위촉된 것이다.

이 때문에 CJ그룹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영화를 기반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의 활동은 재개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미경 부회장은 CJ그룹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현재의 위치에 올라서게 만든 주역이다.

◆이미경 부회장, 엔터테인먼트 기반 활동 재개 수순
지난 1995년 제일제당 멀티미디어 사업부 이사 시절 스필버그 등이 설립한 세계 최대의 영상소프트웨어 회사인 '드림웍스'와 제일제당의 합작을 성공시킨 주인공인 이미경 부회장이다. 미국에서 태어난 이미경 부회장은 어릴 때 '미키'라고 불린 것을 계기로, '미키 리'라는 이름으로 해외활동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영어뿐만 아니라, 불어, 중국어에도 능통하다. 각종 영화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석했던 이미경 부회장은 탁월한 언어실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인사들과 폭넓은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4년 말 CJ엔터테인먼트 사업의 글로벌 부문을 맡아 사업의 본격적인 해외진출을 진두지휘한 것은 유명하다.

오너 경영이 가장 강점을 드러낼 때 중 하나가 외부활동을 통해 국내외 업계 핵심 관계자들을 접촉하는 것이라고 보면 CJ그룹에서 이미경 부회장의 공백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을 수 밖에 없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 5월17일 경영일선에 공식 복귀했다. 횡령·배임 혐의로 지난 2013년 7월 구속기소 된 이후 4년여 만이다. CJ제일제당 통합 연구개발센터인 'CJ블로썸파크' 개관식 참석을 통해서였다.

휠체어를 타고 부축을 받기도 했지만 단상에 올라 인사말을 할 정도로 건강이 호전된 모습을 보였다. 이재현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부터 다시 경영에 정진하겠다"며 경영 복귀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이재현 회장은 "2030년에는 세 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궁극적으로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돼야 한다"며 공격 경영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날 이재현 회장이 밝힌 '공격 경영' 의지는 한달 여만에 구체적인 대규모 투자 계획으로 발표됐다. CJ그룹은 지난 12일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이 식품·소재 등 주력사업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9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국내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최첨단 식품생산기지를 건설하고, 해외에서는 세계 1위 식물성 고단백 소재업체를 인수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구체적으로 CJ제일제당은 2020년까지 충북 진천에 5400억원을 투자해 식품 통합생산기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브라질 소재업체인 셀렉타사를 3600억원에 인수한다는 것이다.

식물성 고단백 소재인 농축대두단백 부문 세계 1위 기업인 셀렉타는 37개국에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고, 주원료인 대두 주산지에 위치해 물류 경쟁력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CJ제일제당은 셀렉타 인수를 통해 식물성 고단백 사료소재 대표 제품인 농축대두단백과 발효대두박을 모두 생산하는 사업 구조를 구축하게 된다.

CJ제일제당은 셀렉타 인수 후에도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효소기술을 활용한 생체이용률 개선 제품을 생산하는 등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0년에는 세계 식물성 고단백 소재시장에서 매출 8000억원 이상을 달성하고 식품용 SPC 등 신규 소재도 생산해 확고한 1위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