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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환의 세상돋보기]가라앉는 한국지엠서 뜨는 '암참' 갈아탄 제임스 김 사장

한미FTA 재협상 등 한미간 경제인 통상현안 부각에 암참 CEO 필요성
부진의 늪빠진 한국지엠, 노사교섭도 산적한 현안은 나몰라라(?)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등록 : 2017-07-04 12:29

제임스 김 한국지엠 사장이 돌연 사임했다. 갑작스런 일이라 해석이 엇갈린다. 그러나 무엇보다 확연히 느껴지는 직감은 있다. ‘경력 관리를 잘하는구나!’하는 감탄이다.

제임스 김 사장은 지난해 1월부터 한국지엠의 CEO를 맡았다. 2015년 6월 한국지엠 COO(최고운영책임자)를 거쳐 6개월 만에 대표직에 임명된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지엠의 수장을 거쳤던 5명 중 유일하게 GM 본사 출신이 아닌 한국MS 출신이었다.

구조조정 전문가로 알려져 있었던 탓에 피바람이 불지 않을까 우려 섞인 시각도 있었다. GM이 구조적인 적자의 원인인 ‘인력과잉’을 해소하는 특단의 임무를 맡긴 것으로도 읽혔다.

하지만 제임스 김 사장이 취임한 지난 일 년은 좋았다. 완성차 3위를 굳건히 했고 목표치였던 두 자릿수 성장률도 달성했다. 때문에 그의 부임 초기 우려는 기우로 묻히는 듯했다. 그렇지만 한국지엠의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수천억의 적자를 냈다. 올해들어서는 판매도 시원치 않다. 지난해에는 신형 말리부의 효과가 있었지만 올해에는 기대를 걸었던 신형 크루즈가 발목을 잡고 있다. 대표 인기 모델인 스파크도 기아차 모닝에 밀리면서 상반기 내수 판매가 전년동기대비 16% 감소했다.

이처럼 회사 실적은 곤두박질치는데 제임스 김 사장은 외부일정의 발걸음이 더 잦아졌다. 한국지엠 CEO보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으로서의 행보가 눈에 띄게 늘었다. 이를 두고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도 들려왔다. 암참 회장은 지난 2014년 1월부터 맡아왔다. 암참 CEO는 겸임이 안되다보니 명예직인 회장으로 역할을 수행했다. 암참 CEO는 공석 상태였다.

미국의 트럼프가 당선되고부터 김 사장의 암참쪽 발걸음이 부쩍 분주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한미간 경제, 무역에서의 암참의 역할이 예전보다도 더 부각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급기야 김 사장은 문재인 대통령 방미 사절단에 동행했다. 한국과 미국 기업인들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정상회담 뒤 한미간 통상현안인 FTA 재협상 문제가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는 급박한 시점에 미국 정부의 바람이 암참 이사회를 통해 상근인 CEO 요구로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한미FTA 재협상의 쟁점인 자동차 회사의 CEO와 IT업계 CEO를 역임해 무엇보다 현 상황의 이해와 4년간 암참 회장으로서의 인맥 등이 가장 적절한 인물로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 사장을 사임한 지난 3일, 암참은 김 사장을 전임 CEO로 임명했다. 암참 측은 영전의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지엠 사장 사임이 GM의 실적 문책성 보다는 암참의 요구 때문이라는 해석이 무게감이 있다. 하지만 올해 목표달성이 쉽지 않고 오히려 최악의 실적이 예상되는 상황임에 따라 문책성이라는 해석도 충분히 가능하다.

한국지엠 측은 “후임 사장도 결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현 사장을 경질할 정도로 중대한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그럴 정도로 무계획적인 GM도 아니다”며 “방미 뒤 바로 결정한 것을 보면 암참 내부적으로 상당히 급한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도 고민을 했겠지만 경력관리를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도 읽혀진다. 이대로 가다가는 경질 가능성이 대두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사교섭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사장의 갑작스런 사임이 한국지엠의 경영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는 시각도 있다. 노사교섭이 장기화될 여지가 더 높아졌다. 김 사장의 선택이 한국지엠 CEO로서는 그래서 무책임하다.

한국지엠 측은 후임 CEO가 결정될 때까지 노사교섭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르게 들으면 김 사장에게 마지막 바람처럼 들리는 말이기도 했다. “암참 CEO로 한미간 경제계에 역할과 존재감이 더 확대된 것임에 따라 한국지엠의 현안인 노사교섭에 있어서도 유종의미를 거두고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