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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희의 증권랜드] 세상에 나쁜 공매도는 없다?

박소희 기자 (shpark@ebn.co.kr)

등록 : 2017-07-12 11:16

▲ EBN 경제부 증권팀 박소희 기자.
"예전만큼 사고도 안터지고 조용하네요. 우리 증시도 많이 선진화됐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 10년 이상 몸담고 있는 증권맨들은 요즘 시장을 보면서 이렇게 회고합니다. 물론 작년에 유독 미공개 정보 유출 이슈로 떠들썩하긴 했습니다만 예전에는 전산 장애부터 고객돈 횡령까지 크고 작은 사건들로 시끄럽던 경우가 더욱 잦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까요. 요즘 유독 공매도로 비난의 화살이 쏠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관 투자자에 비해 정보력과 자금 등에서 열세에 있는 개인 투자자들 중 일부는 공매도 폐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잘 갖춰진 증시 인프라에 공매도만 없었다면 내 주식이 이렇게 떨어지지는 않았을텐데 하는 심정일 겁니다.

최근 코스피가 최고치에 달했는데도 돈 좀 벌었다 하는 개인들을 찾기 어렵다는 점도 공매도 폐지 목소리가 확산되는 이유입니다. 올해 상반기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거래 비중은 작년보다도 못하고 코스피 랠리 속에서 개인들의 소외감은 더욱 크겠지요.

하지만 공매도는 그 순기능도 적지 않습니다. 공매도는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주식을 빌려서 팔았다가, 실제로 하락했을때 되사서 갚아 차익을 내는 투자 기법입니다.

한 마디로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때 이익이 나는 구조인데요. 이는 부정적인 정보가 가격에 빠르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해 주가버블 형성을 방지하는 효과를 냅니다. 주가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해 주가 하락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을 조기에 해소하기도 합니다.

증권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롱숏부터 차익·헤지 거래 등 다양한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기관 등이 공매도를 통해 시장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공매도가 주가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고평가된 종목의 주가가 조정되는 과정에서 공매도가 투자 전략으로 활용된 것으로 보는게 더 정확하겠습니다.

물론 시장 불안이 지속될때 공매도가 집중될 경우 주가 하락이 가속화되고 변동성이 높아져 시장의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당국과 유관기관이 이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안이 철저하게 수반돼야겠지요.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한미약품의 공매도와 아직 당국이 조사 중인 엔씨소프트의 공매도 출회는 어떻게 봐야할까요. 공매도가 있기 전의 미공개 정보 유출 의혹이 사태의 핵심이자 우리 증시에서 근절돼야 하는 부분입니다.

세상에 나쁜 공매도는 없습니다. 미공개 정보 유출을 심각한 범죄로 생각하지 않지 않고, 또 이를 공매도로 악용하려는 나쁜 이들이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