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회장직 이어 14일 대표이사직 사임, "고령과 건강상 이유"
영업익 1조원 돌파 이끌어, 한일경제협회장 등 민간경제외교관 활동
효성그룹 조석래 전 회장이 대표이사직 사임으로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창업주 조홍제 회장의 장남으로서 경영을 물려받은 조 전 회장은 그룹을 글로벌기업으로 성장시킨 일등 공신이다.
효성은 14일 발표를 통해 "조석래 전 회장이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주)효성의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고 전했다.
효성 측은 "조 전 회장이 고령에도 불구하고 효성의 경영안정화를 위해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다해 왔다"며 "회사가 2년 연속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하는 등 글로벌 경영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데다 조현준 회장 중심의 경영체제가 안정적으로 구축됐다는 판단 하에 사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주)효성은 기존 조석래·김규영 공동 대표이사 체제에서 김규영 단독 대표이사 체제가 됐다.
조 전 회장에 이어 지난해 말 그룹 회장직에 오른 장남 조현준 회장의 어깨가 더욱 무겁게 됐다. 조 회장은 조석래 전 회장의 장남이다.
1935년생인 조 전 회장의 올해 나이는 83세다.
조 전 회장은 효성그룹 창업주 조홍제 회장의 장남으로서, 1981년 그룹 회장에 취임해 지난해 말까지 36년간 회장직을 맡으며 그룹을 이끌었다.
조 전 회장은 끊임없는 경영혁신과 주력 사업부문의 글로벌화를 이끌어내며 효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효성은 지난해 매출액 11조9291억원, 영업이익 1조163억원을 거둬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조 전 회장은 창업주 조홍제 회장의 기술경영 기조를 이어 받아 주력제품을 세계 1등으로 만드는데 힘을 썼다.
핵심제품인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이다. 2014년 11월 기준 세계인 10명 중 4명 이상이 효성이 만든 타이어의 핵심 소재인 타이어코드를 사용하고 있다. 또 세계인 10명 중 3명이 신축성 원사인 효성의 스판덱스를 사용한다.
이외에 안전벨트용 원사, 에어백용 직물의 세계시장 점유율도 1위다. 효성은 수출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글로벌 회사다. 전세계 70여 곳에 제조·판매법인을 두고 있다.
조 전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장, 한미재계회의 위원장, 한일경제협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의 대표적인 민간경제 외교관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경제의 위상을 높이는데 힘 써왔다.
최근에는 조 전 회장의 팔순을 기념하는 기고문집 '내가 만난 그 사람, 조석래'가 출판됐다.
발간위원장인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을 필두로 이홍구 전 총리, 권오규 전 부총리, 송병락 서울대 명예교수, 허창수 전경련 회장,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 등 국내 인사와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 미타라이 후지오 전 게이단렌 회장 등 해외 정재계 인사의 기고가 실렸다.
현홍주 전 주미대사는 조석래 회장이 한미재계회의 의장으로서 한미 재계가 이해관계가 상충해 어려움을 겪을 때 이를 중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나라가 살아야 기업 또한 살 수 있다는 구국의 마음가짐으로 정부의 노력과 보조를 맞춰 한미 FTA 타결과 미국 비자 면제, 지적재산권 규제 등급 완화 등을 위해 노력했다"고 회고했다.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은 1990년대 초 국회 재무위원회가 전경련을 방문했을 당시 불이익을 감수하고 정부와 은행권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조 전 회장의 일화를 소개했다.
조 전 회장은 1987년 금탑산업훈장, 1994년 한국의 경영자상, 1995년 미국 일리노이공과대학 올해의 자랑스런동문상, 2009년 일본 욱일대수장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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