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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까톡] 질투는 나의 힘

박소희 기자 (shpark@ebn.co.kr)

등록 : 2017-07-16 11:31

▲ EBN 경제부 증권팀 박소희 기자.
미래에셋대우의 베트남 랜드마크72 자산유동화증권(ABS)은 연 5%에 가까운 확정 배당수익으로 출시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전에 없던 이 매력적인 상품은 앞으로도 없을 상품이 됐는데요. 한 경쟁사 직원이 미래에셋대우 상품의 판매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언론에 흘리면서 논란의 불씨가 됐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경쟁사 직원은 '왜 미래에셋대우 ABS와 같은 상품을 만들지 못하냐'는 회사의 질타에 발끈해 이 상품 판매 과정에서의 빈틈과 허점을 꼬집어 제보했다는 겁니다.

이 상품은 청약을 권유한 투자자가 총 771명에 이르지만 각각 다른 주체인 15개 특수목적법인(SPC)이 50명 미만으로 투자자를 모집해 사모형태로 팔았습니다.

이 형태가 사모냐 공모냐는 현행 자본시장법상 뚜렷하게 정의할 수 없어 논란이 많았고 금융당국은 결국 SPC가 50인 이상을 모집한 사실을 적발해 역대 최대 수준의 과징금 조치를 내렸습니다.

최근에 또 질투어린 시선을 받고 있는 한 증권사가 있습니다. 헤지펀드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며 무서운 속도로 자금몰이를 하고 있는 이 A증권사는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중시하는 전략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 증권사의 헤지펀드 운용부서는 평균 연령이 30대 초반으로 젊고 역동적으로 꾸려졌다는 점도 경쟁력입니다. 신사업을 영위하는 부서지만 시드머니 없이 기존의 강점을 살려 투자자의 마음을 사로 잡았습니다. 이들의 상품 출시로 프라임브로커리지(PBS) 설정액 순위도 뒤바뀌는 등 영향력이 적지 않습니다.

결국 이 A증권사의 패기를 가만보지 못하는 이들이 나타났습니다. 기존 시장을 점령해왔던 이들일겁니다. A증권사의 상품은 운용전략이 단순하고 사실상 헤지펀드로 볼수 없다는 일부의 지적들은 지금까지 시장에서 군림하던 1인자들에게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미래에셋의 사례처럼 지금까지 시장에 없었던 상품이라 업계 안팎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는 증거겠습니다. 물론 A증권사의 상품은 당국이 개입할 만한 위법성이나 의혹은 없지만 여기저기서 애정과 따가운 시선이 동시에 쏟아지는 걸 보니 질투의 대상임은 분명합니다.

영화 제목으로도 잘 알려진 '질투는 나의 힘'이라는 시가 떠오릅니다. 경쟁자들의 이같은 질투는 과연 그들 스스로에게 힘이 됐을까요. 미래에셋대우의 상품은 투자자의 니즈를 간파했고 시장에서 통한 상품입니다. 그렇다면 문제될 부분을 제거하되 이 상품처럼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것들이 시장에 나와야하는데요.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A증권사의 헤지펀드만큼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만한 상품도 아직 눈에 띄지 않습니다. 기형도 시인의 '질투는 나의 힘'은 타인을 시기하는 삶을 살면서 정작 자기 스스로는 사랑하지 않은 인물을 그리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도 질투에만 그친다면 비방과 다를바 없습니다. 경쟁사들의 질투와 견제가 투자자 보호 혹은 더 나은 상품의 출시로 업계 전반에 생기를 불어넣는 등 건강한 영향을 미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