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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환의 세상돋보기] 한국지엠 철수설 진원지는 '역설적이게도 이곳(?)'

  • 송고 2017.07.17 12:50 | 수정 2017.07.17 16:29
  •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GM의 차량 연구개발.디자인 등 브렌인 역할도…볼트EV로 존재감 입증

철수설의 진원지는 본사도 아닌 '경쟁력 없는 한국지엠'…노조, 자기잇속만 챙겨

GM의 한국 철수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조금씩 싹텄던 한국지엠의 분위기가 올해들어 갑작스럽게 돌변하고 있다.

판매량 급감에 따른 군산공장 일감 축소, 일부 모델의 단종설 등이 불을 댕겼고 여기에 글로벌 GM의 해외시장 구조재편이 맞물리면서 묘하게 철수설의 뼈대가 맞춰지고 있는 형국이다.

게다가 제임스 김 사장의 돌연 사임은 그의 개인적인 사정을 고려치 않은 채 의혹의 시선을 던지는 이들에게 ‘철수 맞네’라는 확신을 제공하는 소재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한국지엠이 철수할까. GM이 한국지엠의 지분 80% 이상을 가지고 있다 보니 이사회가 결정하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 다만, 한국지엠 지분 17.02%를 보유하고 있는 산업은행이 최종 거부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10월께로 이 내용이 포함됐던 협약이 종료되면 철수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안전장치는 없어지는 셈이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한국지엠의 철수는 말처럼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한국지엠은 쉐보레 브랜드 생산기지 역할도 하고 있지만 글로벌 GM의 브레인인 연구개발과 디자인도 담당하고 있다. 순수한 차량 개발에만 2000여명, 구동시스템 개발에 700여명, 디자인 센터에 200여명 등 3000여명이 일하고 있다. GM의 해외거점 중에서도 한국지엠은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특히 볼트EV의 디자인은 한국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LG화학과의 협업을 통해 11가지 주요 부품을 국내에서 조달하고 있다. GM의 미래 친환경차 개발과 생산에 있어 존재감을 성공적으로 입증한 셈이다.

한국지엠의 생산을 대체할 수 있는 해외거점도 찾기 쉽지 않다. 대체로 GM의 해외공장들이 하나의 플렛폼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지엠은 3개의 플렛폼이 가동되고 있다.

유럽 오펠은 매각을 진행하고 있고 호주와 러시아에서는 발을 뺐다. 당장 스파크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중국과 미국뿐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한다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를 깎아 내리는 꼴이고, 미국은 원가경쟁력이 나오지 않는다.

한국지엠의 경차의 생산 경쟁력은 입증했지만 준중형 크루즈와 소형SUV 트랙스, 중형 SUV 올란도 등의 판매 부진으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한국지엠을 괴롭히는 골칫거리다.

군산공장의 경우 노동조합이 1교대로 줄인 상황에서도 크루즈의 판매가 시원치 않아 공장가동률은 60%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매각을 쉽게 하려고 군산공장 등의 일감을 줄여 ‘말려죽이려는 속셈아니냐’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크루즈가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가동률 급감의 배경이 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글로벌GM에도 어려운 숙제거리다. 독일 오펠공장 매각도 크루즈의 판매 부진과 맥이 닿아있다. 오펠이 개발을 주도했던 신형 크루즈는 유럽시장 공략을 목표로 저렴하고 다양한 시장성이라는 월드카 개념을 뛰어넘어 고급스런 위치로 자리매김했다.

가격이 비싸지면서 수요층이 협소해지다보니 주로 크루즈를 생산했던 호주, 러시아, 태국 등의 공장이 문을 닫았다. 이것이 최근 GM의 해외시장 구조재편의 핵심이다.

한국지엠도 크루즈의 생산을 지난 2014년 뒤늦게 결정했지만 가격이 오르면서 수출이 호주 등 선진국에만 집중돼 판매가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다.

한국지엠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크루즈 판매를 독려하고 있지만 판매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가을께 내놓을 디젤 모델에 기대를 거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을 놓고 봤을 때 한국지엠 철수는 글로벌 GM의 원천적인 전략수정을 전제하지 않으면 성립하기 어려운 시나리오다. 한국지엠 철수는 결국 미국과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가겠다는 수세적인 전략으로, GM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셈이다. GM도 해외생산거점 정리에 한국지엠만은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도적 안전장치인 산업은행의 거부권이 사라지는데 대한 불안감도 일각에서는 기우로 본다. 산업은행의 책임감은 변하지 않는다는 입장에서 말이다. 조선과 해운, 철강의 구조조정이 자동차산업으로까지 번지도록 산업은행이 방관하는 꼴이다. 협력업체 노동자와 가족들까지 수십만명의 생계가 달린 문제로 새정부의 일자리정책 기조와도 대척점에 있다.

다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는 한국지엠의 자체적인 생존을 위한 기초체력이다. 수년간조단위의 적자를 안고 있는 한국지엠은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다.

노조는 한국지엠 ‘철수를 막아달라’고 정치권과 산업은행에 도움을 요청하면서도 회사에는 돈을 더 달라고 떼를 쓰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과 통상임금의 500% 성과급을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한국지엠 철수설의 진원지는 글로벌 GM이 아니다. 경쟁력이 없는 한국지엠이 철수설의 뼈대를 만든 장본인인 셈이다. 때문에 한국지엠을 살릴 골든타임 앞에 노조의 밥그릇 싸움은 어리석은 행동으로 비쳐진다. 한국지엠을 살릴 수 있는 이들은 GM 본사도 아닌, 한국지엠의 경영층과 생산, 마케팅, 영업 등의 모든 임직원들이다. 생존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의 후폭풍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된다는 점을 노사 모두 직시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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