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수출, 1분기 반짝 증가…"하반기 위기 대비해야"

송고 2017.07.30 11:00 | 수정 2017.07.30 11:08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상장사 수출 2013∼2016년 감소하다 올해 1분기 증가

하반기 수출 단가 상승폭 제한…통상환경 악화 대비해야

한국경제연구원이 국내 10대그룹 비금융 상장사 47개 기업의 2013∼2017년 1분기 수출을 분석한 결과, 수출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고전하다 올해 1분기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수출단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주력산업 수출이 회복됐기 때문. 그러나 하반기에 가격효과가 약화되고 대외 통상환경도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악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30일 한경연에 따르면 10대그룹 상장사의 수출(연결기준)은 571조원('13)에서 542.8조원('16)으로 약 28.2조원 감소했다. 그러나 2017년 1분기에는 전체 47개 기업 중 절반이 넘는 28개사의 수출이 증가하며 전년 동기대비 4.8% 증가했다.

업종별 수출기여율('16.1분기 대비 '17.1분기)

2017년 1분기 10대그룹 상장사 수출 증가는 일부 업종이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10대그룹 상장사 업종별 수출기여율을 보면 전자가 65.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철강·금속 24%, 화학 21% 등의 기여율을 보였다.

5대 업종 대표기업의 올해 1분기 수출은 업종별로 명암이 갈렸다. 화학(24%), 철강(15.7%), 전자(6%) 영위기업의 수출이 크게 증가한 반면 조선(-12.5%)의 경우 감소세를 이어갔다. 5대 업종 대표기업의 수출액은 2013년 498.3조원에서 2016년 474.2조원으로 줄었다.

5대 업종 대표기업의 수출액 및 증가율 추이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올해 1분기 10대그룹 상장사 수출이 증가했지만 하반기 수출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올 1분기 수출물량은 4.3% 증가했는데 수출단가는 10% 상승해 수출 증가에 물량효과보다 가격효과가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단가가 수출물량보다 더 크게 변동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2015년은 수출물량이 증가했음에도 수출단가가 크게 하락해 수출이 줄었다. 수출단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유가가 약세로 전환될 경우 세계경제 회복세가 둔화될 우려가 있다. 이는 하반기 수출에 부담 요인이다.

한경연은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올해 1분기 수출이 증가했지만, 각국의 보호무역조치 강화와 한미FTA 재협상 등으로 통상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수출 친화적 환경 조성 및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로 현재의 수출 추세를 이어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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