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승마지원 대통령 지시는 추측…당시 상황 영향
"최순실에 바란 것 변질 말아달라 뿐…청탁 없었다"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이 정유라 승마 지원을 승인한 이유는 최순실의 영향력 때문이었다고 진술했다. 정유라 승마 지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뜻이라고 생각했다는 기존 진술도 뒤짚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및 전직 임원들에 대한 49차 공판에서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차장 피고인신문을 진행했다.
장 전 사장은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의 2인자로 최지성 전 실장을 보좌했다. 장 전 사장은 대외업무를 총괄하며 각종 외부기관이나 단체와의 소통, 그룹 차원의 사회공헌 협력을 담당했다.
삼성 측은 최순실의 영향력과 정유라를 인지한 시점으로 2015년 7월 25일 2차독대 이후를 지목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2차 독대를 가진 자리에서 승마 지원이 미진하다는 이유로 '야단'을 맞고 왔다.
삼성은 이후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질책한 이유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실마리는 올림픽 지원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를 찾았을 때 풀렸다.
박상진 전 사장에 따르면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는 독일로 찾아온 박 사장에게 최순실의 영향력과 딸의 승마지원을 바라고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 박원오 전 전무는 이같은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장충기 전 사장은 이날 법정에서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이 대통령의 지시라고 생각했다'는 기존 진술을 바로잡았다. 박 전 대통령은 정유라를 언급하지 않았으며 승마 지원을 정유라에 대한 지원이라고 생각한 건 추측이었다고 번복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는 받은 지시는 한국 승마계가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지원을 해달라는 것이며 이 과정에서 최순실이 딸 정유라를 참가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장 전 사장은 "조사 받을 당시 국정농단 이슈로 언론 보도에 영향을 받아 최순실의 뜻이 박 전 대통령의 뜻일 수 있겠다'고 추측했다"고 말했다. 또한 "대통령이 특정 선수를 지원하라고 얘기하지 않았다"며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질책도 올림픽 준비를 안한다는 것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뜻으로 추측한 이유도 "박 전 대통령의 강요로 밝혀지면 회사는 피해자가 되니까 법적 책임을 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그래서 박 전 대통령의 의중을 모르는 상태에서 책임을 강조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순실에게 바란 것은 승마지원을 변질시키지 말아달라는 것 뿐"이라며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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