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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통령과 휴가, 그리고 조선업

  • 송고 2017.08.07 10:05 | 수정 2017.08.07 10:11
  • 김지웅 기자 (jiwo6565@ebn.co.kr)

문재인 대통령이 일주일간의 휴가를 마치고 5일 청와대로 돌아왔다.

후보시절부터 '쉼표 있는 삶'을 강조해온 문 대통령의 첫 휴가였기에 휴식과 재충전 집중기간이 될 줄 알았지만 되레 현안 관련 산더미 같은 숙제를 떠안은 모양새다.

한 언론은 "대통령은 푹 쉬겠다는 생각"이라며 "문 대통령은 어떤 구상이나 의도, 책도 없는 '3무(無) 휴가'를 다녀올 것"이라고 대통령의 휴가 계획을 전했으나 일정은 첫날부터 어그러졌다.

특히 3일에는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찾은 랴미자르드 리아쿠두(Ryamizard Ryacudu) 국방부장관을 직접 만나 "인도네시아가 한국산 잠수함을 최초로 수입한 나라가 됐는데, 2차 잠수함 사업 추진 시에도 한국이 다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언론들은 문 대통령이 휴가 중에도 '잠수함 세일즈 외교'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1년 국내 방산수출 사상 최대 규모인 약 11억달러에 3척의 잠수함을 수주한 대우조선해양은 첫번째 함 건조에 성공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는 전통적인 디젤잠수함 건조 강국인 프랑스와 독일 및 러시아 기술까지 능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의 행보를 의식한 탓일까. 문 정부의 새 산업통상부 수장인 백운규 장관도 휴가기간 중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방문일정을 소화했다.

한 산업부 관계자는 "백운규 장관이 부산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급작스럽게 조선소 방문이 이뤄졌다"며 "계획에 없었지만 때마침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방문이 성사됐고, 오후 2시부터 약 한 시간 넘게 LNG선박, 해양플랜트를 건조하는 야드를 직접 둘러봤다"고 말했다.

백 장관은 이날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을 만나 조선업계와 기자재업계간 협력 강화 및 정부의 국정과제인 일자리 문제에 있어 힘을 써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뿐만이 아니다. 휴가에 앞서 지난달 28일 문 대통령은 주요 기업인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편안하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하며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에게 조선산업에 대한 현황을 묻기도 했다.

최길선 회장은 이 자리에서 "경기가 좋고 일자리가 많을 때 우리도 고용을 굉장히 많이 했다"며 "일할 줄 아는 사람, 조선소 근처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조선소에서 일했다"고 말했다.

이는 문 대통령의 국정 과제인 일자리 창출에 대한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대목을 반증한 대답이기도 하다.

특히 문 대통령이 "요즘 경기가 살아나 수주가 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최 회장은 "통계의 착시"라고 답했다. 최 회장은 "수주가 많이 된 것은 좋게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지난해 워낙 안된 것의 몇 퍼센트를 더 한 셈이니 많이 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래서 구조조정이 바쁘게 됐다"며 "2019년이 되면 조금 (조선 상황이)올라갈 것 같다. 군산조선소도 어려움을 참고 견디다가 2019년부터 일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 회장은 조선산업이 사양산업이라는 인식을 타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수준은 세계 최고이며 그래서 포기할 수 없는 분야"라고 말했다. 이어 "조선업의 불황 극복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 인력 양성, 해양 기자재 개발 등을 위한 정부의 지원을 건의 드린다"고 요청했다.

이같이 조선업은 문 정부의 최대 관심사다. 조선 관련 뉴스는 연일 쏟아져 나오고 조선업이 국내 주력 산업이며 수출 1위였던 예전 명성을 되찾고 도약하길 바라는 기대감은 지금도 여전하다.

문 대통령은 기업인과의 대화 도중 "조선산업 힘내라고 박수를 한번 칠까요"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시기와 시의에 적절한 정부 정책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한국 조선은 중국, 일본 조선에 비해 기술력에 있어서는 분명 한수 위나, 정책적 지원은 이를 따라 와주지 못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조선은 한국 조선 기술력을 턱밑까지 추격해 온 상태다. 올 하반기까지 선박과 해양플랜트 발주가 가뭄에 콩나듯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에 대한 대비가 없는 한 일자리 창출은 커녕 조선업 구조조정만 되풀이될 뿐이다.

문 대통령은 앞서 최 회장의 건의에 공공 발주와 금융 지원 등 가능한 정부 지원책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또 "중소업체의 경우 수주를 하더라도 금융 지원이 있어야 효과가 있으니 이들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한국 조선업계가 세계 경기 악화에 따른 조선업 불황의 여파로 예전보다 기대 이하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조선업 경기가 점차 되살아나고 있다는 데는 대체적 공감하는 분위기다.

때문에 문 대통령은 휴가 중임에도 조선 관련 현안을 살펴본 것 아닌가. 하지만 휴가는 그야말로 휴식과 힐링과 재충전의 기회인 것이다. 충분히 쉬어야만 재회복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이번 대통령 휴가기간의 행보에 대한 여론이 분분하다. '리더가 휴가중임에도 직무에 충실한 것은 감동을 주는 것인가'에 따른 찬반입장이다. 미묘하지만, 이 반응은 어느 만큼 문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따를 때 일어나는 반응임에는 분명하다.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휴가 중에도 직무에 충실하구나'라는 믿음과 감사, 위안과 염려에 따른 복합감정의 복선인 것이다. '국민이 대통령과 정부에 의해 보호받고 있구나'에 대한 잠재적 열망이기도 하다.

흔히 태평성대를 지칭하는 말로 중국의 요순시대를 꼽는다. 그야말로 태평성대였지만 국민들은 자신의 왕이 누구였는지도 몰랐다는 것이다. 온전히 보호받고 존중받는다는 신뢰의 기반 없이는 불가능한 구조인 것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말이 있듯 지금이 분명 그 시기임에 틀림없다.

새롭게 물꼬를 튼 문 정부의 조선업에 대한 관심 만큼 이제는 실행에 옮길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부디 조선업계와 조선노동자들, 협력 기자재업체들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제대로 된 정책 지원이 이뤄지길 바랄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조선업을 향한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을 새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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