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미주서안 점유율 7.4% 4위…1~4월 북미항로 실적 증가율 가장 높아
합병한 코스코·OOCL, ONE 점유율 단숨에 1·2위…현대, 최소 12% 점유율 돼야
현대상선이 한진해운 물량을 흡수하며 미주노선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한진해운 사태 이후 대체선박 투입 등 시장 안정화에 힘쓴 결과다.
다만 글로벌 선사들의 몸집 키우기로 상위 선사들과의 점유율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됐다.
8일 미국 JOC '피어스 데이터(Piers Data)'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현대상선의 아시아발 미주서안 물량은 1만4055TEU(week,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전년동기 7953TEU 대비 77% 증가했다. 점유율은 7.4%로 4위를 기록해 올 들어 가장 높은 순위를 보였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통계에서도 지난 1~4월 북미항로의 전체 컨테이너 취급 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4% 늘어난 495만TEU를 기록한 가운데 가장 증가율이 높은 선사는 현대상선으로 전년동기 대비 38% 늘어난 29만2000TEU를 기록했다.
현대상선의 미주 점유율이 확대된 데에는 한진해운 물량 흡수가 주요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9월 한진해운 사태 직후 미주노선에 대체선박을 투입했고 이 노선을 정기 서비스로 전환했다.
송낙철 현대상선 부산지사장은 지난달 EBN과 만나 "화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익을 따지지 않고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선박을 투입했다"며 "기존 한진해운 물량을 소화시키는 등 시장 안정화에 주력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주노선에서 현대상선 뿐만 아니라 글로벌 선사들의 물동량도 늘었다. 특히 선사들의 인수합병(M&A)에 따라 점유율이 대폭 늘어나면서 미주노선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1~4월 북미항로 컨테이너 취급 실적을 보면 대만 에버그린은 55만9000TEU로 1위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9만TEU 증가해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2위는 중국 코스코(49만5000TEU)로 이는 CSCL과의 합병효과로 지난해 6위(31만8000TEU)에서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3위는 덴마크 머스크라인 49만1000TEU, 4위 스위스 MSC 41만6000TEU, 5위는 프랑스 CMA-CGM의 38만1000TEU다.
6위는 싱가포르 APL의 34만7000TEU로 전년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APL은 한진해운과 북미항로에서 선복교환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한진해운 물량을 더 흡수할 수 있었다. 7위 일본 케이라인의 30만7000TEU, 8위 현대상선 29만2000TEU, 9위는 홍콩 OOCL의 26만7000TEU, 10위 대만 양밍해운의 26만6000TEU 순이다.
여기에 6월 시장점유율을 보면 글로벌 선사들과 현대상선의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피어스 집계 결과 6월 미주서안 점유율 1위는 코스코로 11.5%다. 최근 OOCL(7.8%, 3위)과 합병했기 때문에 코스코의 점유율은 더욱 올라가게 됐다. 2위는 에버그린으로 10.9%다.
5위 APL(7.3%)도 합병한 CMA-CGM(6.0%, 9위) 점유율과 합치면 단숨에 3위로 뛰어 오르고 일본 3사 케이라인(6.4%, 8위), NYK(5.2%, 11위), MOL(4.4%, 12위)의 합병법인인 'ONE(Ocean Network Express)' 역시 2위로 부상한다.
특히 오션얼라이언스(코스코, CMA-CGM, 에버그린, OOCL)는 미주노선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게 됐다. 현대상선도 2M(머스크라인, MSC)와 전략적 협력을 맺고 있지만 디 얼라이언스에 밀린다.
미주노선은 해운업게에서 가장 중요한 노선으로 꼽힌다. 2M이 현대상선과 손을 잡은 이유도 현대상선의 미주노선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해운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이 합병을 단행한 중국, 일본 선사들과 경쟁하려면 최소 12%는 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진해운이 미주노선에서 8.0%의 점유율을 자랑했을 당시 현대상선은 4.0%였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지금 현대상선이 한진해운 물량을 흡수하면서 미주노선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전체로 봤을 때는 한진해운 파산 전 보다 줄어들었다"며 "한진 물량을 글로벌 선사들도 가져갔고 합병에 따라 격차도 벌어져 현대상선이 미주노선에 힘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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