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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주항공, 소비자의 '시선'을 바라보라

이형선 기자 (leehy302@ebn.co.kr)

등록 : 2017-08-11 10:38

"운임인상도 모자라 수하물까지…(가격)올리는 건 그러려니 하겠는데 사전 공지 하나 없이 일괄인상은 너무한 것 아닌가요. 이제 두번 다시 거들떠 볼일 없을 것 같네요."

최근 한 포털사이트의 여행카페에서 한 소비자는 제주항공의 부가서비스 운영행태와 관련해 이같이 토로했다. 제주항공이 공지도 없이 사전 수하물 구매 규정을 변경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실제로 확인해본 결과 사전 수하물 요금의 할인율은 7월 26일부로 기존 50%에서 40%로 인하됐으며 이러한 규정에 맞춰 가격 적용이 이뤄지고 있었다.

다른 소비자들도 변경된 규정으로 인해 금전상의 손해를 봤다는 글을 앞다퉈 게시했다. 한 소비자는 "미리 공지를 통해 알았더라면 수하물을 사전에 구매해뒀을 텐데 뒤늦게 알게 돼 돈을 더 지불했다"며 "어떻게 공지가 없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 실적을 올리기 위한 꼼수로 볼 수 밖에 없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최근 해외여행 보편화 추세에 맞춰 여행카페와 관련 블로그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글을 심심찮게 접하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지적하는 글은 각 사이트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해 유독 눈에 띄는 편이다. 위의 사건 뿐만 아니라 콜센터 연결 시스템, 기내 서비스, 계약관련 부분 등 피해 사례도 다양하다.

온라인 상에서 소비자들은 '꼭 타지 말아야 할 LCC가 제주항공이다', '피치항공에 이어 믿고 거르는 항공사'라는 비난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봤을 때 사태가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인 것만은 분명했다.

제주항공은 국내 항공산업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황무지와도 같았던 시장에 뛰어들어 선구자적 역할을 했으며 현재까지도 국내 LCC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도 확고한 위상을 구축한 상태다. 명실공히 LCC업계 1위 항공사로 군림하고 있으며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긴장할 만큼 무서운 속도로 '폭풍' 성장 중이다. 실제로 매 분기 제주항공이 공개하는 실적 개선 추이를 보면 놀란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다.

제주항공이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회사와 경영진들의 맞춤형 전략도 주효했지만 무엇보다도 소비자들의 힘이 컸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는 회사 측도 의문을 제기할 수 없는 부분일 것이다.

항공사는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B2C(business to consumer)' 사업을 영위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주요 현안사업 또한 여객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즉 소비자들이 기업의 존폐를 좌우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고 해석해도 무방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비자들을 위한 제주항공의 서비스 수준은 현재 위상에 비해 한참 못미친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데이터가 이같은 평가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지난 5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제기된 항공사별 피해구제신청 현황을 살펴보면 LCC 제주항공이 472건으로 가장 많았다. 경쟁사인 진에어(195건), 이스타항공(166건), 티웨이항공(123건), 에어부산(80건), 에어서울(22건)에 비해 최대 20배가 넘는 규모다.

대형사인 대한항공이 306건, 아시아나항공이 298건을 기록했다. 결국 국적사를 통틀어 제주항공이 소비자와의 분쟁이 가장 잦은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안타깝게도 현재 LCC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다. 최근 '운임담합' 의혹이 제기되며 '무늬만 저가항공'이라는 비판적인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여론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소비자들이 LCC를 외면하게 되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제주항공은 많은 성과를 이뤄냈고 현재는 '제2의 항공사' 도약을 위한 야심찬 포부 또한 밝힌 상태다.

하지만 기억해야 한다. 지금은 성공 신화에 빠져있을 때가 아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서서히 반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만약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앞으로의 목표는 허상에 불과할 뿐이다.

수년 동안 공들여 쌓은 탑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을 것인가. 이제는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소비자들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점검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