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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씽씽' vs 삼성·퀄컴 '주춤'…기로에 선 전장사업

삼성-하만·인텔-모빌아이·퀄컴-NXP 인수로 사업 발판 마련
리더십 부재·헤지펀드 공격에 사업 투자 적기 놓칠까 '걱정'

최다현 기자 (chdh0729@ebn.co.kr)

등록 : 2017-08-11 16:30

▲ ⓒ인텔

삼성전자와 인텔, 퀄컴 등 전자업계 공룡들이 전장사업에서 발을 넓혀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만, 퀄컴은 NXP, 인텔은 모빌아이를 각각 인수하며 자동차 시장에 입성했다.

삼성에 반도체 왕좌를 내준 인텔은 내년까지 자율주행차를 시범운행하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를 완료하고도 이재용 부회장 구속으로 리더십을 잃었으며 퀄컴은 헤지펀드의 공격에 인수 마무리 단계에서 주춤한 상황이다.

1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인텔, 퀄컴은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변화의 물결을 놓치지 않기 위해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시장을 놀라게 했지만 그 이후 행보에서는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삼성 '리더십 공백'·퀄컴 사모펀드 공격에 '주춤'


인텔은 지난 9일 이스라엘의 전장업체 모빌아이 인수를 완료했음을 발표하고 오는 2018년까지 레벨4에 해당하는 자율주행차량 100대를 시범운행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모빌아이는 자체 머신러닝에 기반을 둔 카메라 시스템을 만드는 회사로 해당 시스템은 자동차 내부에 장착돼 속도제한, 충돌위험 등을 경고한다. 카메라가 자동차의 '눈'이 되는 셈이다.

인텔은 자율주행차로 승부수를 던지며 청사진을 공개했지만 비슷한 시기에 전장사업에 관심을 보인 다른 전자업체들은 장애물을 만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신사업을 이끌 리더십 부재가 당면 과제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하만 인수를 마무리지었다고 발표했다. 최종 인수가는 9조3384억원으로 확정됐다. 지난해 11월 하만 인수를 발표한 지 4개월 만이다. 최종 관문이었던 하만 주주총회를 무사히 통과했고 EU집행위원회의 반독점 심사 고비도 넘겼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신사업을 이끌 리더십에 제동이 걸렸다. 이재용 부회장은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오는 25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현재 하만 인수로 전장사업에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하루가 다르게 산업 구조가 변화하는 만큼 앞으로의 대응이 더욱 중요하다는 평가다. 그만큼 삼성전자의 리더십 부재는 향후 사업 전개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퀄컴은 행동주의 사모펀드라는 암초를 만났다. 퀄컴은 차량반도체 분야 1위인 NXP반도체를 인수해 단숨에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선두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NXP의 지분 6%를 보유한 사모펀드 엘리엇이 인수가를 문제삼고 나섰다. 엘리엇은 국내에서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해 이름이 알려진 바 있다.

NXP의 지분 6%를 보유하고 있는 엘리엇은 퀄컴이 제시한 인수가 470억달러(약 53조원)가 평가 절하됐다며 더 높은 가격을 부를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T기기 된 자동차, 전자업계에 기회로 떠올라

반도체 공룡들이 자동차 전장사업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자동차가 스마트폰을 이을 '넥스트 IT기기'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전자기기들이 자동차에 들어가면서 IT업계에서 자동차가 가지는 위상도 달라졌다.

특히 IT기기들이 세대를 거쳐 다음 단계로 진화할 때마다 반도체 수요는 급증해왔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이을 것으로 점쳐졌던 태블릿PC가 외면받으면서 IT업계는 일대 혼란에 빠졌다.

이 상황에서 각종 IT기기와 통신장비를 부착한 '스마트카'가 부상했으며, 변화의 물결을 놓치지 않기 위한 인수합병이 줄을 잇고 있다. 자율주행을 위해 대규모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서는 큰 용량의 메모리가 필수적이다. 차량 간 또는 차량과 주변 환경과 정보를 주고받는 데에도 반도체가 빠질 수 없다.

자동차업계가 IT업계에 비해 보수적인 기준으로 협력사를 선정하는 점도 M&A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가장 최신의 제품이 각광받는 전자업계와 달리 자동차업계에서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중시한다. 검증되지 않은 제품은 최첨단의 기술을 탑재했더라도 고객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M&A를 통해 기존 사업자를 인수하는 것이 한결 수월하게 시장에 진입하는 방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도 메리트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