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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성의 流통발]복합쇼핑몰 규제, 골목상권 살릴까

김지성 기자 (lazyhand@ebn.co.kr)

등록 : 2017-08-14 11:42

▲ 김지성 유통팀장ⓒEBN
정부의 복합쇼핑몰 규제가 가시화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 복합쇼핑몰도 대규모유통업법 보호대상에 포함해 규제를 하겠다고 밝혔다.

연내 법 개정의 방향을 구체화했다.

복합쇼핑몰은 임대업자로 등록이 돼 있어서 입점업체들에 대한 이른바 갑질이 있어도 단속할 방법이 사실상 없었는데, '을의 눈물'을 닦아줄 것을 선언한 공정위가 이에 대한 규제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현행 대규모유통업법은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소매업자'만 규제를 하고 있다. 임대업자로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복합쇼핑몰에 입점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은 대규모유통업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공정위는 형식은 '임대업자'라도 상품판매에 실질적으로 관여하는 경우 대규모유통업법 적용대상에 포함해 중소 입점업체 권익보호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상품판매에 실질적으로 관여한다는 것은 상품판매액에 비례하는 임차료(정률임차료)를 수취하거나 입점업체와 공동 판촉행사를 실시하는 경우 등을 한정한 예시도 제시했다.

즉 순수한 부동산 임대업자는 규제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이다. 공정위가 나서기 이전에 같은 내용을 담은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이 이미 국회에 상정돼 있었다. 박선숙 의원안을 보면 현행법은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공정한 거래를 확립하기 위해 제정됐며 대규모유통업자를 소비자가 사용하는 상품을 다수의 사업자로부터 납품받아 판매하는 자로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대규모유통업자와 실실적으로 동일하면서 형식적으로만 매입거래나 판매위수탁거래가 아닌 단순한 매장 임대차거래를 통해 임차료를 받는 부동산 임대업을 영위하는 사업체가 생겨났는데, 현행법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고 법 개정안의 추진 배경이 설명됐다.

박 의원은 이에 3000㎡ 이상인 점포를 소매업에 직접 사용하거나 그 일부를 타인에게 사용하게 하는 자를 대규모유통업법의 적용을 받도록 하고, 납품업자의 범위를 확장해 대규모유통업에 대한 규제공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합쇼핑몰에 대한 규제 방침이 알려지면서 유통대기업들의 우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이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이들에게 고객 체험을 강화한 복합쇼핑몰은 신성장동력이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유통의 침체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유통 대기업들은 특히 '월 2회 의무휴업'의 적용에 대한 우려를 강조한다. 우려는 복합쇼핑몰이 반드시 장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몰리는 게 아니라 가족들과 놀러와서 밥도 먹고 쇼핑도 할 수 있는 공간의 제공이 주 목적이라는 전제에서 시작된다. 복합쇼핑몰을 의무적으로 휴업시킨다고 해서 동네골목 상권이 살아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앞서 대형마트에 의무휴업을 적용하고 있지만 이를 통해 재래시장이나 골목상권이 살아났다고 입증된 바도 없다는 설명도 뒤따른다.

대형마트 영업규제를 시작한 2012년부터 2015년의 기간동안의 통계청 자료를 보면 중소상인들의 매출은 오히려 12.9% 줄었다. 반면 온라인. 모바일 쇼핑은 161.3%, 편의점은 51.7%로 증가했다. 소비자들은 문 닫은 대형마트 대신, 온라인 쇼핑몰과 편의점을 찾았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복합쇼핑몰에 대한 규제의 확대가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주말에 재래시장을 갈 것인지, 복합쇼핑몰을 갈 것인지는 전적으로 소비자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복합쇼핑몰과 같은 새로운 유통업의 등장은 기술 변화와 소비자 취향의 고급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이를 규제한다는 것은 시대를 역행한다는 시각이다.

이해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공정위는 복합쇼핑몰을 대형유통업법 규제 대상으로 포함시키면서 입점업체에 대한 '갑질' 근절을 앞세웠다. 복합쇼핑몰이 입점업체에 수수료율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등의 남아있는 일부 '갑질'을 대형유통업법의 규제 하에서 막아 보겠다는 의미다.

복합쇼핑몰 규제가 골목상권 살리기에 직결된다고 주장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인식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공정위가 복합쇼핑몰의 규제를 현행 대형마트 수준으로 하려고 한다면 넘어야할 벽이 또 하나 있다.

유통 대기업의 '갑'질로부터 지키겠다고 하는 '을'인 복합쇼핑몰 입점 업체들의 엇갈리는 이해의 조정이다. 복합쇼핑몰의 입점 업체 중 상당 수가 중소기업이다.

실례로 롯데월드타워몰의 경우 입점업체 209곳 중 156곳(74.6%)이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에서 정한 중소기업(외국기업 제외)일 정도다. 복합쇼핑몰의 의무휴업은 이들 입점 중소업체들의 매출 하락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 "복합쇼핑몰 규제는 소상공인을 죽이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일부 입점업체들의 주장에도 공정위의 설명이 필요해졌다.